김상술<사진> 조세심판원 심판조사관이 공직퇴임을 앞두고, 38개 공직 성상을 정리하는 ‘퇴직기념문집’을 발간해 화제다.
이달 24일 명예퇴임하는 김상술 심판조사관은 최근 자신의 석·박사 논문과 각종 연구논문 및 판례평석을 한데 모은 퇴직기념문집을 발간하고, 자신이 몸담았던 심판원 동료 및 지인들에게 퇴직기념으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9급 세무공무원으로 출발해 38년의 공직생활을 이어 온 김 심판조사관은 주경야독을 몸소 실천해 온 인물로, 수원세무서에서 첫 공직생활을 시작해 재경부 세제실을 거쳐 조세심판원에서 11년3개월간 납세자 권익 보호에 앞장서 왔다.
김 심판조사관은 이번 문집 발간배경에 대해 “가장 존경하는 학교 선배이자 인생 선배인 최병주 세무사가 그냥 밋밋하게 퇴직하지 말고, 퇴직기념문집을 하나 내면 좋겠다는 조언을 해왔다”며 “저 또한 오랫동안 같이 한 동료나 후배들과 일하면서 '단어 하나 단 한줄'이라도 참고했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을 가졌다”고 전했다.
문집 구성은 김 심판조사관이 강남대학교 박사학위 논문인 ‘소득세법상 거주자 개념에 관한 연구’를 시작으로, ‘소득세 속지주의 과세로의 전환 모색’ 등의 연구논문, ‘출자전환과 조세법률주의 원칙위반’ 등의 판례평석 등이 있다.
또한 11년 이상 몸담았던 조세심판제도에 대한 주요 쟁점에 대한 연구와 함께, 평소 관심을 뒀던 조세제도 각 분야에 대한 연구논문 등도 함께 실려 있다.
딱딱한 연구논문 뿐만 아니라 ‘물은 누구의 것인가’라는 독후감과 함께 김 심판조사관이 직접 지은 시조 등도 함께 등재해 문집을 읽은 동안 소소한 감상도 즐길 수 있다.
지난 11년여 동안 조세심판원에 재직하면서 1천412건의 심판청구 사건을 처리한 김 심판조사관은 “가능한 약자편에 서서 공정한 잣대와 따뜻한 마음으로 일하려 노력했지만, 자신의 지식과 경험이 얼마나 보잘 것 없는지 깨닫고 노력하는 계기가 됐다”고 퇴임을 하루 앞둔 심경을 피력했다.
심판원 재직 중 4번이나 최우수 심판인에 선정된 김 심판조사관은 심판청구대리인 없는 가난하고 어려운 납세자를 도와 ‘인용결정’을 받을 수 있도록 일조한 것과, 주경야독하면서 세무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일 등을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꼽았다.
등산을 좋아해 7년여간 세종시에서 생활하며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무려 3천여장의 야생화 사진을 찍었으며, 여기에 천여편의 짧은 시조를 직접 짓기도 했다.
이달 24일 퇴임식을 갖고 제2의 인생을 여는 김 심판조사관은 “조세심판원의 인적 구성을 살피면 행시 출신, 회계사·변호사 등 특채 출신, 세무대학 출신, 민간경력채용 출신, 7·9급 공채 출신 등 다양하다”며 “모두의 업무역량이 출중한 만큼, 청구금액이 적은 사건일수록 납세자의 심정을 헤아려 신뢰감과 경청 등 공감하는 마음과 늘 연구하는 자세로 일하면 보람이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공직 퇴임의 아쉬움을 갈무리했다.
조세심판행정의 발전을 위한 고언도 잊지 않아, 무엇보다 심판원 인력증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심판조사관은 “일본 조세심판원의 경우 1인당 연간 처리 건수가 25건 내외인 반면, 우리 원의 경우 1인당 약 100여건 내외로 일본의 4배를 처리하고 있다”며, “절대적으로 사건처리 담당공무원의 증원이 꼭 필요하며, 단합된 모습으로 앞으로 더욱 발전된 조세심판원의 모습을 고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