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개청 이래 최초로 본청 승진자 25명
교차배정 예상 깨고 7개 지방청 모두 승진자 배출
강민수 청장 "본청 우대 지속하되, 균형·발탁인사로 배려"

국세청은 23일 올해 상반기 서기관 승진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초 공지한 35명 내외보다 6명이나 많은 총 41명의 서기관 승진인사를 단행해 발표 직후 본·지방청 모두 고무적인 분위기다.
서기관 승진자 41명 가운데 직렬로는 세무직 40명과 전산직 1명, 근무지별로는 본청 25명과 지방청 16명으로 구분된다.
국세청 서기관 승진자는 지난 2009년 하반기 이후 20명대를 벗어나지 못하는 분위기였는데 41명의 승진자를 배출해 모두 놀라며 반기는 분위기로, 지난 2010년 상반기 41명이 승진했던 역대급 기록을 15년만에 복원한 셈이다.
역대급 승진자 배출과 함께 눈길을 끄는 대목은 본청과 지방청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것.
평소 사비를 털어 직원들을 챙기는 것으로 익히 알려진 강민수 청장이 이번에는 본청과 지방청 직원을 모두 챙기려고 마지막까지 노력을 많이 했다는 후문이다.
우선, 강 청장의 본청 우대 기조는 여전했다.
작년 하반기에 본청 승진 비중을 70%까지 대폭 확대시키면서 20명의 승진자를 배출시켰으며, 이번에는 한 걸음 더 나아가 개청 이래 역대 최대의 ‘본청 25명 배출’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쓰며 본청을 우대하겠다는 의지를 한층 더 과감하게 드러냈다.
더 놀라운 점은 모두의 예상과 달리 2급지 지방청 교차배정 관례(상·하반기 교차 승진)를 깨고 이번엔 모든 지방청에 승진자를 배정함으로써, 본청 우대 기조로 그간 상대적으로 홀대받아 왔다고 느낀 지방청에 기를 불어 넣었다는 점.
여기엔 높은 업무강도·객지근무 등으로 인해 고생하는 본청 직원을 우대해야 한다는 데 많은 직원들이 동의를 하지만, 한편으론 지방청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직원들 역시 같은 국세가족이라는 점에서 어느 정도 균형적인 인사 운영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상존했다.
국세청은 이같은 상충점을 올해 상반기 서기관 승진인원 확대라는 묘수를 통해 지혜롭게 해소하는 등 오랜만에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론, 이번 서기관 승진인사가 다소 예상을 벗어난 것 같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기존의 균형인사 기조를 유지한 예측가능성 높은 인사로 해석될 부분도 많다.
먼저, 9급 공채 발탁 승진이 이어진 점으로, 작년 하반기 박규동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9급 공채 출신인 장영호 부산청 인사팀장이 서기관에 승진했다. 장 인사팀장의 직전 승진일은 2021년12월31일로 만 3년 4개월만에 서기관 승진의 영예를 안았다.
좁게는 개인, 넓게는 9급 공채 출신들을 향한 이번 발탁인사는 공무원 임용령 개정으로 5급에서 4급으로 승진소요최저연수가 3년으로 단축된 점과, 장기간 조직을 위해 헌신한 유능한 9급 공채 출신을 파격적으로 발탁하겠다는 강민수 청장의 의지가 올해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변호사 자격을 소지한 민간경력채용 출신 사무관이 연속해 서기관으로 승진하는 등 조직내 인적구성을 다양화하고 우수인력의 민간 유출을 방지하려는 기존 인사기조도 지켜냈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 강민수 국세청장은 올해 초 팀장급 전보인사에 앞서 전국의 민간경력채용 출신 사무관들과 간담회를 열고, 이들의 건의사항을 인사기준에 반영해 우수한 민경채 사무관의 본청 전입 기회를 넓혀준 것으로 알려졌다.
AI·빅데이터 시대를 맞아 과학세정을 견인하는 전산직의 사기진작을 위해 과학기술서기관이 3회 연속 배출된 점도 유의미한 대목이며, 이외에도 유능한 여성인력을 지속적으로 발탁했고, 젊고 유능한 30∼40대 사무관을 지속적으로 확대 발탁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으려는 인사기조 역시 작년에 이어 올해도 유지됐다는 평가다.
한편, 이번 서기관 승진일자는 4월25일이며, 임명장 수여식은 다음주 초 국세청 3층 대강당에서 승진자 가족들을 초대해 개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