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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6.04.24. (금)

"자사주 소각 의무화, 세법 정비 없으면 조세분쟁 뇌관될 것"

세무사 연구모임 영실회, 자기주식 취득·처분이슈 연구 발표

의제배당 귀속 시기·소득구분·증여의제 등 복합적 세무쟁점 부각

 

 

자기주식(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한 3차 개정상법이 시행된 가운데, 이에 발맞춘 세제 정비가 병행되지 않을 경우 조세분쟁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세무사 세법 연구모임인 영실회는 지난 21일 서울 서초구 한국세무사회관에서 열린 제2회 세법연구왕 대회에서 ‘자기주식 취득 및 처분과 관련된 주요 이슈-자기주식 관련 컨설팅 사례 연구’를 발표해 장려상을 수상했다. 영실회는 이번 연구를 통해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세법상 의제배당·양도소득·법인세 손익통산·증여의제가 얽힌 동시다발적 세무 쟁점을 야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3월6일 시행된 3차 상법 개정안의 핵심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다. 기업이 신규 취득한 자사주는 1년 내 소각해야 하며, 기존 보유분도 1년6개월 이내에 처분·소각해야 한다.

 

연구는 “미국(뉴욕, 캘리포니아), 영국, 일본, 독일 등 주요국과 비교했을 때 자사주의 전면 의무소각을 법률로 강제한 나라는 찾기 어렵다”며 “한국의 의무소각 규정은 국제적으로 가장 강한 규제수단”이라고 평가했다.

 

가장 큰 문제는 소득구분과 귀속시기다. 귀속시기에서는 현금흐름과 과세 시기가 불일치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주주가 2023년 법인에 자기주식을 양도해 대금을 받았더라도 법인이 2025년 소각을 결의한다면, 과세 귀속시기는 2025년으로 밀려난다.

 

연구는 “이는 납세자의 예측가능성과 법인의 원천징수 실무를 동시에 흔드는 구조”라고 짚었다.

 

주주 관점에서는 회사의 소각결의시점을 사전에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소각연도 다른 소득과 합산돼 누진세율이 적용될 위험도 크다. 또한 회사(원천징수의무자)와 주주간 귀속시기 인식 차이로 원천징수 실무에 혼란이 야기된다.

 

특히 자사주 거래는 주주 관점에서 배당소득(의제배당), 양도소득 소득구분 이중구조가 문제가 된다. 형식상 주식 양도로 양도세 과세대상으로 보이지만, 세법상 의제배당으로 간주될 경우 종합소득 합산과세 대상이 돼 누진세율이 적용되고, 원천징수 의무가 발생한다. 반면 양도소득으로 분류되면 분류과세가 가능하고 손익통산도 할 수 있다. 즉 회사 처리방식(소각 여부)에 따라 세부담이 구조적으로 달라져 과세중립성 문제가 발생한다.

 

불균등 소각 증여의제 문제도 대두됐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라 일부 주주만 소각해 특정주주의 지분율이 상승할 경우, 세무당국은 이를 부의 이전으로 보아 증여세를 부과할 수 있다.

 

법인 입장에서도 세법상 소각과 처분은 서로 다른 결과를 만든다. 소각거래는 손익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반면, 제3자에게 매각(처분)하는 경우는 익금 또는 손금으로 세무조정으로 반영할 수 있다.

 

연구는 “자기주식은 자본거래와 소득과세가 교차하는 영역으로 조세법률주의의 예측가능성과 실질과세 원칙을 합리적으로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거래단계별 과세체계의 정합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4대 개선과제로 △의제배당 귀속시기 합리화 △불균등 소각 증여의제 안전장치 △소득구분체계 정비 △의무소각 도입시 경과규정 정비를 꼽았다.

 

의제배당 귀속시기 합리화는 대금지급 시점 또는 소득 확정시점을 고려한 귀속시기 특례 도입 필요성을 제언했다. 또한 불균등 소각 증여의제 안전장치로 일정 요건 충족시 사전 심의절차 마련 또는 합리적 면책요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소득구분 체계를 정비해 의제배당, 양도소득 경계기준 명확화 및 중복과세 방지에 나서는 한편, 의무소각 도입시 경과규정을 정비해 기존 보유 자기주식 소각시 과세·원천징수 혼란을 방지해야 한다고 했다.

 

연구는 “조세법률주의에 맞는 명확성과 실질과세 원칙에 맞는 합리성, 과세형평에 맞는 체계가 함께 설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를 발표한 영실회는 김명택·김미화·김상익·문도영·박정미·박현규·유동길·윤정명·이명진·정혜성 등 10명의 세무사가 소속된 연구모임이다. 이들은 자기주식 연구 외에도 상속·증여, 양도. 지방세 등 다방면의 깊이 있는 탐구를 이어가며 세무 실무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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