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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5.02. (목)

'나약한 관리자' 만드는 現인사패턴

요즘 세무공무원들을 대하다 보면 ‘강심장을 갖고 리더십을 발휘하는 세무서장과 관리자를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이처럼 ‘나약한 관리자’가 많이 생기게 된 주된 이유 가운데 하나가 국세청 인사패턴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직원들은 여기고 있다.

 

실제로 요즘 일선 세무서장을 비롯, 국세청 관리자들의 인사패턴을 보면 4급(서기관)이상 고위직의 경우 58세가 되면 국세청을 떠나야 한다.

 

이 가운데 어떤 관리자는 정년을 불과 1년 내지 2년 남겨놓은 상태에서 관서장으로 나가고, 겨우 1년이나 2년 동안 한두군데서만 세무서장으로 근무할 수밖에 없어 자연적으로 리더십이나 비전을 펼쳐 보지도 못한 채 공직을 마감하게 되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부 관리자는 관서장 재임시 직원들의 눈치를 보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퇴임후 세무사사무소 개업 준비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어 개인적인 ‘인기’에만 연연하는 경우까지 생겨난다는 것이다. 

 

고참 직원들은 ‘옛날에는 세무서장이면 위세가 하늘 같았고 배짱과 뚝심 그리고 조직을 위해 희생하는 것을 즐거움으로 아는 정말 존경받는 관리자들이 많았는데 요즘은 그런 관리자를 보기가 어렵다’면서 ‘그 이유는 관서장 근무후 곧 퇴임해야 하는 인사패턴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불과 1∼2년후면 퇴직해야 할 패턴에서 누가 조직을 위해 의미있게 자신을 희생하고 또 열심히 일하겠느냐는 것이다.

 

그저 얼마 남지 않은 근무기간 ‘좋은 것이 좋다’는 인식이 드는 것은 인지상정이 되고, 그로 인해 ‘무사안일’이 자연적으로 생길 수밖에 없는 위험성이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퇴직을 눈 앞에 둔 관리자들은 근무기간 중 직원들과의 업무 호흡을 맞추는 것도 애로를 겪고 있다. 일부 세무서는 6개월마다 서장이 교체되고, 길어야 1년 정도이다 보니 조직원들과 소통하면서 업무호흡을 맞추는 것은 ‘희망사항’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

 

한마디로 창의적인 업무 추진과 무게 있는 납세서비스는 현실적으로 미봉에 그칠 때가 많다는 것이다.  

 

반면 퇴임을 3∼4년 또는 그 이상 남겨 둔 관리자들의 경우는 업무추진 의욕과 직원화합 및 비전제시에 한층 의욕적이라는 것이 일반 직원들의 인식이다.

 

이같은 현상은, 세무관서장 인사패턴을 개선하면 ‘좀더 유연하고 패기있는 세정 전개가 가능하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는 셈이다.

 

세무서장 자리가 퇴임자들의 ‘퇴임 대기 또는 퇴임 장식장’이 아닌 국세행정의 비전과 꿈을 실천 해 내는 전초기지로서의 역할을 좀더 잘 수행토록 하는 방안은 없을까.

 

그것은 우선 현재의 일선관 리자 인사패턴을 ‘비생산적 요소’를 제거하는 방향으로 개선하는 것이 실질적인 급선무 중 하나라고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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