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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6.2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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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172㎝에 노래까지, 미녀인형 나인뮤지스 Dolls

그룹 '나인 뮤지스'는 러시아 전통인형인 마트료시카를 연상시킨다. 달걀모양의 인형 안에 작은 인형이 겹겹이 들어있는 마트료시카처럼 다양한 매력을 지닌 멤버 9명이 나인뮤지스에 쏙쏙 차 있다.

10개월 만인 24일 싱글 앨범 '돌스(Dolls)'를 발표하는 나인뮤지스는 더욱 매력적이 됐다. 인형을 뜻하는 노래 제목부터 그렇다.

 

나인뮤지스와 작곡가팀 '스윗튠'이 '휘가로' '뉴스' '티켓'에 이어 4번째로 협업한 곡인 '돌스'는 여성의 쿨한 감성과 서정성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 겉으로는 당당하나 속은 여린 여성을 그린 노랫말을 세련된 브라스로 덧입혔다.

리더 세라(26)는 "'휘가로' '뉴스' '티켓' 같은 곡이 전자사운드의 신시 사운드가 강했다면 '돌스'는 리얼 브라스 사운드를 강조해 여성스럽고 생동감이 있는 것을 시도했다"고 소개했다.

마트료시카 같은 매력은 팀 구성에서 극대화됐다. 강렬한 카리스마의 다크 뮤지스(현아·은지·경리·손성아), 청순하고 러블리한 화이트 뮤지스(이샘·세라·민하·혜미·이유애린)로 나눠 멤버들의 다채로운 매력을 더 보이고자 했다. 1990년대 후반을 풍미한 그룹 '젝스키스'의 '블랙 키스'와 '화이트 키스'를 떠올리게도 하는 편성이지만, 멤버들을 보고 있노라면 수긍이 간다.

은지(25)는 "매니시(다크뮤지스), 페미닌(화이트뮤지스)으로 멤버들의 이미지를 나눴다"면서 "원래 팀 이미지가 강한 이미지였는데 화이트뮤지스 등의 콘셉트로 새로운 매력을 찾고자 노력했다"며 눈을 반짝였다.

앨범의 또 다른 곡으로 역시 스윗튠이 만든 '쳐다만 봐'는 화이트뮤지스에 어울리는 노래다. 기존의 강렬한 나인뮤지스와는 또 다른 매력을 드러낸다.

노래뿐 아니라 눈빛과 생각도 부쩍 성숙해진 나인뮤지스는 2010년 싱글 '레츠 해브 어 파티(Let's Have A Party)'로 데뷔한 이래 무럭무럭 자라났다. 하지만 평균 신장 172㎝를 자랑하는 멤버들 대다수가 모델 출신이어서 '모델돌'로 통하는 등 화려한 외모에 눌려 음악적인 부분은 크게 조명받지 못했다.

세라는 "예전에는 무조건 춤을 열심히 추고 노래를 열심히 부르면 음악적으로도 알아봐 줄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그런데 노래가 좋으면 음악적인 부분들이 자연스레 눈에 띄게 되는 것이더라. 노래에 힘을 실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공백기에 기타 연습에 주력한 경리(23)는 "기타와 작곡을 배우는 등 멤버들이 다양한 방면으로 공부를 하며 음악적인 역량을 키우려 노력했다"며 의욕을 숨기지 않았다.

이번 컴백이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팀명 그대로 다시 9인 그룹이 됐다는 데 있다. 데뷔 해에 라나·재경·비니가 탈퇴하고 새 멤버 현아(26)를 영입해 7인으로 재편한 나인뮤지스는 2011년 8번째 멤버 경리를 영입했다. 그리고 이번에 싱글을 내면서 매니지먼트사 스타제국에서 6년 간 연습생 생활을 한 손성아(24)를 캐스팅했다.

손성아는 "원래 친한 언니, 친구들이라 팀 적응에 무리가 없다"면서도 "혹여나 팀에 피해를 주지 않을까" 전전긍긍했다.

걸그룹 멤버들 사이에서는 시기와 질투가 난무해 새 멤버가 적응하기 어렵다는 기의는 나인뮤지스에게는 그저 기표가 돼 미끄러질 뿐이다. 이 멤버, 저 멤버 모두 나서 손성아 챙기기에 분주하다. 특히, 세라는 "본래 사장님이 성아를 보고 나인뮤지스 같은 시원시원한 그룹을 생각해내신 거예요. 그래서 우리들이 멤버가 될 수 있었죠"라며 까르르 웃는다. 이샘(26) 역시 "성아가 다방면으로 능숙해요. 데뷔 전부터 여러 행사 무대에서 같이 호흡을 맞췄는데 참 잘하더라고요"라고 치켜세웠다.

결국, 손성아는 "참 고맙고 행복해요. 열심히 해야죠"라며 두 주먹을 불끈 쥐기에 이른다.

그래도 멤버들이 많은 만큼 가끔은 튀고 싶은 마음도 들 법하다. 그러나 이유애린(25)은 "9명 각자 멤버들의 색깔이 뚜렷한 만큼 열심히만 한다면 자연스레 그리 될 것"이라며 여유를 보였다.

참 화목도 하다. 경리는 "우리는 난로 같은 따뜻한 그룹이기 때문"이라며 크게 웃었다. 이샘은 "숙소 생활을 하지 않아서인 것 같다"면서 "멤버들끼리 함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각자 공간과 시간이 필요할 때도 있다. 우리는 그런 생활이 가능해 절실할 때 더 절실해지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어느덧 데뷔 4년째다. 인기 그룹이기는 하지만 아직 톱 그룹 반열에 오르지 못했다는 조바심이 들 수 있다. 이샘은 "그런 것에 혈안이 되고 속상해하기보다 지금처럼 열심히 행복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러면 좋은 결과가 오리라 믿습니다"는 모범답안을 내놓는다. 이유애린은 "데뷔 당시 한 번 바닥을 쳐본, 실패를 맛 본 그룹이기 때문에 그리 조급하지 않다"며 슬그머니 관록을 과시한다.

1월에 새 앨범을 발표하는 만큼 멤버들은 모두 새해 소망으로 가슴이 부풀어 오른 상태다. 그러면서도새 멤버를 챙긴다. "계사년인데 성아가 뱀띠예요. 성아를 비롯해 올해 모두 잘 돼서 왕성한 활동을 했으면 좋겠어요"(이유애린), "3년 만에 9명으로 완전체가 돼 감회가 새로운데 정말 기대가 큰 해예요"(은지), "멤버들 모두 건강하고 '돌스'가 대박이 나서 돈도 많이 벌고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영원히"(손성아), "멤버들 모두 몸뿐 아니라 정신까지 건강했으면 좋겠어요"(현아), "전셋값도 비싸고 이동통신료도 만만치 않고, 경제가 침체됐는데 가수이기 전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국가의 안녕과 번영을 기도합니다"(세라), "기타를 열심히 배우고 있는데 나중에 멋진 모습 모습 보여드릴 수 있으면 좋겠어요"(경리), "끊임없이 열심히 활동을 해서 자리를 잡았으면 해요"(민하), "반짝 스타가 아니라 멤버들끼리 평생 오붓하게 지낼 수 있는 팀이 됐으면 합니다."(혜미)

이샘의 희망사항은 파괴력이 가장 크다. "결혼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원래 꿈이 현역 아이돌 중 가장 먼저 결혼하는 것이었는데 (원더걸스) 선예 선배님이 그 꿈을 이루셔서 부럽다"면서 "노래는 일로써 계속하고 싶지만 그 외에 내 인생을 좀 더 안정적으로 꾸며보고 싶다"며 수줍게 웃었다.

이러한 나인뮤지스에게 단지 숫자 9라는 공통점을 이유로 그룹 '소녀시대'와 비교하는 질문을 던진 것은 실수였다. 이미 나인뮤지스는 자체로도 완전체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크기와 매력의 인형들로 채워졌으나 결국 한모습으로 귀결되는 마트료시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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