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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5.03. (금)

경제/기업

기업 71% “외부 기술·지식 활용 필요”…실제 활용은 절반에 그쳐

상의 “외부 기술·지식 활용은 혁신을 다양화하는 원천, 공동개발기술의 사업화 등 필요”

국내기업 10곳 중 7곳이 외부 기술·지식 활용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만 실제로는 전체의 절반만이 활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외부 기술·지식 활용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정책과제로 ‘공동개발 기술의 사업화 및 시장개척 지원’(37.2%), ‘성공사례 발굴 및 전파’(23.1%), ‘거래와 정보교환을 지원하는 플랫폼 구축’(16.7%), ‘정책지원 심사시 외부 기술·지식 활용기업에 가점확대’(16.2%) 등이 손꼽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1일 국내 제조업 380개사를 대상으로 ‘외부 기술·지식 활용실태와 시사점’을 최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71.1%가 ‘변화와 혁신을 위해 경영활동에 외부 기술·지식을 활용할 필요성을 느낀다’고 전했다.

 

전수봉 대한상의 경제조사본부장은 “경영환경의 변화가 매우 빠른 만큼 내부에서 혁신을 도모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남들이 잘하고 있는 것을 찾아가 빠르게 융합하고 사업화시키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지식재산 관련 법·제도를 소유중심에서 이용중심으로 전환해 외부 기술·지식 활용이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게 하고 성과를 함께 나누는 선순환 체제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제약·의료’(61.0%), ‘고무·플라스틱’(57.1%)은 외부 기술·지식을 활용하는 기업들이 많았지만 ‘철강·금속’(30.0%), ‘조선·플랜트’(29.4%)는 적었다.

 

외부 기술과 지식을 활용하지 않는 기업들은 미활용 이유로 ‘외부의존성 확대’(43.5%)를 가장 먼저 꼽았고, 다음으로 ‘자금 등 경제적 문제’(33.2%), ‘폐쇄적 조직문화’(11.9%), ‘경험 부족’(5.7%) 등을 꼽았다.

 

활용분야로는 전체의 30.7%가 ‘기초연구’로 답했고, ‘시제품 테스트’(28.2%), ‘제품양산’(16.3%), ‘생산프로세스’(11.4%), ‘기획’(6.9%), ‘판매·마케팅’(5.9%)을 차례로 들었다.

 

협력방식에 대해서는 ‘공동연구’(49.8%)’로 진행한다는 기업이 가장 많았고, ‘제품사용자 의견수렴’(22.5%), ‘위탁연구’(18.0%), ‘기술구매’(6.8%)가 차례로 뒤를 이었다.

 

외부 기술·지식 활용에서 주요 파트너는 ‘협력기업’(31.8%), ‘대학’(26.2%), ‘국책연구소’(15.9%), ‘소비자·제품사용자’(11.2%), ‘컨설팅 기관’(9.4%) 등의 순이었다.

 

외부 기술·지식 활용에 대한 보상방식으로는 ‘기술사용료, 연구위탁비 등 비용지급’(67.6%)이 첫손에 꼽혔고, 이어 ‘개발기술 공동특허’(17.0%), ‘매출이익 공유’(6.8%), ‘상금·상품 지급’(2.3%)을 차례로 들었다.

 

한편, 외부 기술·지식 활용에 대한 기업의 애로사항으로 ‘파트너 검색·발굴 어려움’(35.7%)을 가장 먼저 들었다.

 

또한 ‘외부기술 및 시장정보 부족’(23.6%), ‘내부정보·기술 유출 부담’(22.7%), ‘기획 및 관리능력 부족’(10.9%), ‘협력파트너의 기회주의적 행태’(5.7%) 순으로 답했다.

 

기업이 외부 기술·지식 도입과 내부 자체 개발을 결정하는 기준으로는 ‘기술의 전략적 중요성’(32.5%)을 가장 많이 답했다. 이어 ‘시장상황’(30.7%), ‘내부 기술역량’(20.3%), ‘개발기간’(9.7%) 순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외부기술을 활용하는 기업들은 시장점유율 상승, 생산성 제고 등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활용성과를 묻는 질문에 ‘신제품 출시, 틈새수요 선점 등으로 시장점유율이 상승했다’는 기업이 37.5%였고, ‘원가절감, 제조기간 단축으로 인한 생산효율이 증가했다는 기업은 33.9%로 조사됐다.

 

경제적 효과는 아니지만 ‘고객의 불만과 요구 수렴을 통해 시장변화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는 기업은 26.6%였다.

 

대한상의는 “우리 기업의 외부 파트너는 협력사와 대학에 집중되어 있다”면서 “중국 휴대폰 제조사인 샤오미(小米)가 위탁생산방식으로 전문제조기업인 폭스콘의 생산기술을 활용하고 홈페이지나 SNS를 통해 사용자 반응을 수렴해 제품혁신의 원천으로 삼는 것처럼 우리기업도 협력파트너의 범위를 지금보다 더 넓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상의는 “연구개발(R&D) 비중이 높고 특허가 핵심경쟁력이 되는 제약산업과 소재산업에서 외부 기술·아이디어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반면 현장의 축적된 노하우나 공정운영의 효율성이 더 중시되는 철강산업, 조선산업은 활용도가 낮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박상인 서울대 교수(대한상의 자문위원)는 “외부 기술·지식 활용을 통해서 기업은 혁신에 대한 시각과 원천을 넓힐 수 있다”며 “외부 파트너와 협력함으로써 리스크를 분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기술·신제품 개발시간 축소, R&D 투자비용 절감, 블루오션 시장창출 등의 효과를 얻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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