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세청은 정부기관 중 개혁작업을 가장 잘했다고 해서 청와대에서 열린 공공부문 혁신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그동안 국세공무원들이 지녀올 수밖에 없었던 `멍에'인 부패의 고리를 끊을 수 있게 한 지역담당제의 폐지와 납세자를 왕으로 모시는 납세자보호담당관제의 신설이 심사위원들의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개혁은 혁명보다 어려운 것. 이처럼 어려운 작업을 채 1년도 못 되는 기간에 이뤄 낸 것에 대해 세정가에서는 安正男 청장의 뚝심과 1만7천여 국세공무원들의 하나같은 정도세정 실천자세 때문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국세행정의 개혁이 지속적으로 유지·발전될 수 있을 것인가이다. 개혁의 완수를 위해 채찍이 필요한 때가 있다면 당근이 필요한 때도 있는 법. 직원들의 피나는 노력으로 개혁을 완수한 만큼 그에 따르는 반대급부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현재로서 개혁작업으로 고생한 직원들에게 줄 반대급부가 있다면 두말할 것도 없이 저하된 사기를 어떻게 끌어올리느냐는 것.
현재 7급 공채자가 세무서장까지 승진하는 데 약 30년, 9급에서 5급 사무관까지 약 32년이 소요되는 환경에서의 사기는 `저하' 그 자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국세청 직원들의 사기를 높여야 한다는 것이 개혁을 잘해 최우수상을 받았다고 해서도, 단순히 승진적체와 적은 봉급 때문이어서도 아니다. 문제는 변화하는 세정환경에 적합한 일꾼을 양성할 수 있을 것인가에 있다.
현재의 승진적체와 낮은 보수로는 선진·전문화되는 국세행정 업무에 필요한 인력의 충원을 보장받을 수 없다. 9급으로 갓 입사한 직원이 첫 월급을 받은 후 “이런 대우를 받고는 못 하겠다”고 하면서 사직서를 제출하는 현실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것이다.
“세무공무원의 낮은 보수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세정부패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국세공무원에 대한 별도의 직급 및 보수체계를 수립하라”는 얘기는 IMF재정분과위의 세정개혁 권고사항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