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제조사간 홍보물 훼손⋅절도 사건의 파장이 커지는 등 경쟁이 과열되자 국세청이 긴급 진화에 나섰다. 제조사들을 불러 한 데 모아놓고 강력한 경고장을 날렸다.
국세청은 주류거래질서확립위원회와 함께 지난 7일 한국주류산업협회에서 제조사 관계자 및 유통단체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가졌다.
형식은 간담회였지만 유통단체와 특히 소주⋅맥주 제조사에게 과열 경쟁을 자제하라는 경고를 하는 자리였다.
이날 간담회는 최근 주류제조사간 발생한 경쟁사 홍보물 훼손⋅절도 사건이 발단이 됐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무학과 오비맥주는 자사 홍보물을 무단으로 훼손하고 수거해 갔다며 경찰에 하이트진로 직원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고, 하이트진로도 오비맥주 직원이 자사 홍보물을 제거하고 훼손했다며 수사 의뢰를 준비 중으로 알려졌다.
간담회에는 무학, 오비맥주, 하이트진로를 포함해 소주⋅맥주⋅위스키 제조사 임원, 유통단체장들이 참석했다.
주류거래질서확립위원회에서는 이용우 한국주류산업협회장, 이석홍 전국종합주류도매업중앙회장, 마승철 한국주류수입협회장, 김재면 한국수퍼체인유통사업협동조합 이사장, 양호승 한국수입주류도매협회장이 참석했다.
소주사에서는 차재영 대선주조 상무, 이종수 무학 사장, 조영석 보해양조 대표이사가, 맥주사에서는 임준범 롯데칠성음료 상무, 구자범 오비맥주 부사장, 장인섭 하이트진로 전무가, 위스키사에서는 박희준 골든블루 부사장, 이주원 디아지오코리아 상무가 참석했다.
국세청에서는 김준우 소비세과장과 팀장들이 나왔다.
국세청은 이날 주류거래질서확립위원회, 소주사, 맥주사, 위스키사 관계자 전원이 함께 한 자리에서 과열 경쟁을 자제할 것을 촉구하는 한편, 소주⋅맥주사 임원을 별도로 모아 놓고 주의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소주⋅맥주 제조사에게 국세청이 주의를 주는 자리였는데, 더 이상 시끄럽게 하지 말라는 경고 의미가 컸다”고 귀띔했다.
실제 국세청 관계자도 “최근 일련의 홍보물 사태는 누가 봐도 상식을 벗어난 행위다”고 짚으면서 “업체들이 불합리한 경쟁을 자제하고 자율적으로 상생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유통단체 다른 관계자는 “국세청은 간담회에서 주류거래질서확립위원회 설립 취지를 살려 제조사⋅유통사 모두 건전한 주류거래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