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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5.19. (일)

[취재파일]따뜻한 세정을 꽃피우려면


우리 경제가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흔히들 IMF시절보다 더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수출은 흑자를 기록하고 있으나 기업들의 설비투자는 도리어 감소하고 소비도 늘어나지 않는다고 한다.

정부가 발표한 경제지표는 내년부터는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나 경제전문가들과 경제계는 경기의 장기침체를 우려하고 있다.

무엇보다 우리나라는 지나친 규제와 강성노조, 높은 임금 등으로 인해 기업하기 어려운 환경으로, 지방자치단체와 세무당국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기업을 자기 지역으로 유치하려고 해도 국내에서 기업하기가 힘들어 대부분 외국으로 나가고 있다.

이렇게 가다가는 '산업의 공동화라는 최악의 상태가 오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기업의 어려움 중에는 높은 세율과 강도높은 세무조사도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한다. 우리 세제는 아직까지 납세자들을 불신하는 것에 바탕에 깔려 있고 세무조사는 사업자들에게는 무거운 짐으로 작용하고 있다.

참여정부 이후 3기 국세청장으로 취임한 전군표 청장이 국민이 공감하는 따뜻한 세정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납세자와 국민들이 거는 기대가 크다. 무엇보다 국세공무원들이 앞장서서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국세청을 만들겠다는 각오에 국민들은 환영하고 있다.

특히 국세청의 조직구성원을 기존 방식과는 다른 차원에서 관리할 새로운 패러다임의 인적자원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해 국민과 세무당국이 상호간에 신뢰할 수 있는 세정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전군표 국세청장은 지난 8월24일 전국 관서장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올 한해 2만3천건을 목표로 세무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국세청이 내년에는 조사건수를 2만건으로 23% 줄이고 세무조사 기간도 현행 70일에서 60일로 20%를 줄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물론 정기 세무조사를 줄이겠다는 의미이며, 특별세무조사와 고소득자영업자의 세무조사는 이에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군표 청장이 주창하고 있는 '따뜻한 세정'을 꽃피우려면 세무조사를 줄이고 인간과 납세환경에 중심을 둔 세정운영이 필요하다.

전 청장의 따뜻한 세정의 의미는 성실한 납세자에게는 한없이 부드럽고 지원하는 세정을 펼치겠지만, 불성실사업자는 법의 잣대를 엄정하게 적용해 탈루소득을 끝까지 추적해 무거운 세금 추징과 함께 사법당국에 고발하는 등 조세정의를 바로 세우겠다는 의지이다.

국세청은 지난 9월4일 조직을 기능별 조직에서 '99년 이전의 본래 조직으로 대부분 바꾸면서 많은 변화를 꾀하고 있다. 극히 바람직한 일이다.

전군표 청장은 취임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국회의원들에게 국세공무원들이 고생을 너무 많이 한다며, 국세행정에 많은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따라서 따뜻한 세정을 꽃피우려면 국세공무원법 제정이 시급하며, 직원들의 처우개선과 우수인력들이 신바람나게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줘야 한다.

말로만 국가의 재정역군이라고 그럴싸하게 포장해 주고, 내용은 속빈 강정과 같은 처우개선은 더이상 직원들이 바라지 않는다는 것을 국세청 및 정부관계자, 국회는 헤아려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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