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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6.29. (토)

내국세

이문승 사무관 사망후 부서별 업무량 조정등 직원사기 제고 나서-재경부


지난달 17일 세제실 소비세제과의 이문승 사무관(34세)이 업무중 뇌출혈로 쓰러진 후 의식불명 상태에 있다 지난 2일 끝내 세상을 떠났다. 이 사무관은 몇차례 뇌출혈 수술을 받은 이후 산소호흡기에 의지해 생명을 연장해 왔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운명을 달리했다.

이 사무관은 통영고와 성균관대를 거쳐 지난 '98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99년 국세청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해 2001년 재경부로 옮겨 소득세제과와 소비세제과에서 근무했고, 최근에는 세제 개편과 관련해 과중한 스트레스에 시달려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함께 넉넉하지 못한 가정에서 태어난 이 사무관은 부인과 돌을 갓 넘긴 딸과 생후 1개월된 딸을 유족으로 남겨뒀고, 아버지는 10년째 병상을 지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이런 이 사무관의 딱한 사연이 알려지면서 재경부 직원들은 과로로 쓰러져 운명을 달리한 동료의 유족을 돕기 위해 모금운동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 3일, 평소 재경부 직원들은 동료 사망시 월급의 1%씩을 모아 성의를 표시했었으나 이번에는 월급의 3%씩을 갹출한 3천만원을 이 사무관의 유족들에게 전달하기로 의견을 모으는 등 동료의 정을 나눴다.

재경부 한 직원은 "젊은 이 사무관의 사망소식이 알려지자 동료 직원들이 안타까움의 표현으로 작은 정성을 모은 걸로 알고 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동료의 정을 느낄 수 있었으나 근본적인 업무에 대한 사기 저하 문제가 심각하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우려속에 故 이문승 사무관의 순직은 재경부내 직원들의 업무에도 상당수 변화의 바람을 불게 하고 있다.

재경부는 전통적으로 일이 많은 부처 특성 때문에 업무에 인한 밤샘 작업과 스트레스가 심한 부서로 알려져 중앙정부 부처 가운데서도 일을 열심히 하기로 소문나 있다. 또 업무특성상 상급자들이 부하직원을 닦달하고, 이 과정에서 부하직원이 비인격적인 대접을 받는 경우가 빈발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김광림 차관이 최근 직접 나서 직원들의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를 줄이고 사기를 높이는 다독거림이 있었다고 한다.

이같은 차관의 지시로, 재경부는 우선 상사의 권위적인 업무지시와 무리한 야근, 불필요한 일요근무를 없애는데 힘을 기울이고 있고, 일부 부서 직원들이 업무로 혹사당하는 것을 막기 위해 부서별 획일적인 인력 배분을 업무량에 따라 재조정하는 한편, 부족한 인력은 증원하는 방안도 검토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최근 "故 이문승 사무관을 사망으로 업무 방식이 인간 중심으로 약간 선회한 것 같다"며 "그러나 부처 특성상 야근과 휴일근무를 안 하고는 힘들어 이런 분위기가 얼마나 오래 갈지 의문"이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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