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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5.19. (일)

[취재파일]6급 직원들의 고민


국세청 6급이하 직원들의 인사는 매년 2월 중순께 대대적으로 이뤄진다. 인사시기가 돌아올 때마다 일선 세무서에 근무 중인 6급 직원들은 말못할 고민에 빠지게 된다고 한다.

 

사무관 승진제도가 심사승진제로 바뀌면서 지방청 주무요원으로 진입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특히 지방청 진입은 사무관 승진 1차 관문쯤으로 여기는 풍토마저 조성되는 등 진풍경이 벌어질 정도로 자리 차지가 치열하다.

 

실제로 지난 1월18일 단행한 광주청 6급 계장 수시인사에서 경리·부가계장 등 2석의 자리를 놓고 무려 20여명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수치상으로도 무려 10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해부터 광주청은 희망부서 지원없이 전출 1년 경과 및 현 관서 근무 1년이상 근무 직원들은 지방청으로 지원할 수 있는'주무요원 풀제'를 시행하고 있다.

 

더욱이 지난해 전군표 국세청장이 취임하면서 젊은 피를 수혈해 조직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는 취지로 발탁 승진인사를 단행한 탓에 나이 많은 6급 직원들은 조바심에 안달이 날 정도다.

 

6급 고참들의 또다른 고민도 있다.

 

나이순으로 승진에서 탈락시키는 현 승진제도의 불합리성으로  마음은 조급해질 수밖에 없다.

 

일선 세무서에 근무 중인 직원들은 지방청에서 근무하다 현 관서 2년이상 전보기준에 따라 일선 서로 나갔다가 다시 지방청으로 입성하려면 기존에 근무하고 있는 각국·과·계장들이 비켜주지 않고 버티고 있는 바람에 입성이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나이가 많고 승진년수가 빠른 고참들의 지방청 진입이 원천봉쇄되고 있어 특단의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광주청의 경우가 그렇다.

 

'97∼2002년 6급 승진자와 '55∼'60년생 계장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어 승진 레이스에 접어든 6급 고참들의 사무관 승진경쟁은 총성없는 전쟁터와 다를 바 없다.

 

또 최근 몇년 사이 지방청 인사·행정계장 등 주요 부서 계장이 연이어 사무관으로 승진하면서 보직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인사의 공정성과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다면평가를 비롯 인사관리위원들이 국·과장으로 구성돼 있어 '힘있는 간부' 뒤로 줄서기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공직사회에서 줄서기의 폐해가 얼마나 큰 지는 더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다.

 

K세무서 L某 고참계장은 "학연이나 지연 등 빽이 없는 직원들은 지방청 진입은커녕 사무관 승진대열에 합류하는 것조차 어려운 현실이다"며 "국세청의 6급이하 직원들의 인사기준 및 근무평가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어느 조직이나 인사에 대한 불만과 뒷얘기는 나올 수 있다.

 

인사권자의 재량과 권한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설령 그렇다 해도 인사에서 공정성과 형평성을 무시하고 줄서기의 힘이 작용한다면 이는 보통 문제가 아니다.

 

우선 전 직원이 공감할 수 있는 공정한 인사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그런 후 원칙에 따라 인사하면 문제될 게 없다.

 

사사로운 정에 이끌리고 힘있는 일부 국·과장의 의견만 들을 경우 조직의 안정은 절대 기대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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