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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5.10. (금)

얼마전 취재차 방문한 서울시내 某 세무서에서 더위를 식히러 민원실에 앉아 있을 때였다. 한 민원인이 ‘(세무서)직원이 친절히 알려줬다’며 자랑삼아 통화하는 얘기를 우연히 듣게 됐다.

 

평소 세무서 직원들이 납세자를 친절로 응대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나, 실제로 민원인의 입을 통해 현장에서 듣게 된 국세청의 모습은 ‘4대 권력기관’이 아닌 납세자를 위한 행정서비스 기관이었다.

 

이처럼 직원들은 납세현장의 전방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사실 일선 세무서의 상황은 그리 여유롭지 못하다.

 

일선 관서의 한 관리자는 “납세자의 세무행정 서비스에 대한 기대치는 날로 높아지는데 일선 관서의 상황은 오히려 나빠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일선 세무서 직원은 정원 대비 평균 10% 정도 부족하다. 악성 민원인들을 친절로 응대해야 하는 것은 일상이 돼 버렸다. 납세자들의 서비스 요구 수준은 날로 높아지고 있지만 8·9급 직원들을 이끌 고참급·중간급 직원들의 수는 현저히 낮다.

 

본·지방청과 비교해 현격한 업무상 강도 차이를 부인할 수 없지만, 일선 세무서 직원들이 겪는 애로사항까지 본·지방청과 차이가 난다고 할 수 없다. 특히 일선세무서는 승진도 늦다.

 

이러한 지적은 이미 수년전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됐었다. 근자에 일선 세무서가 당면한 문제들에 대한 지적이 아니라는 것이다. 관리자들은 일선에서 안고 있는 애로점들이 해결되지 않고 정체돼 있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일선의 한 관리자는 “최선을 다하는 일선 직원들의 고충을 반영, (이러한 부분을)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른 관리자는 “(직원 부족 등으로 인한)업무 가중으로 받는 스트레스가 적잖다. 직원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직장생활을 하면 납세자에게도 영향이 끼쳐 국세행정의 신뢰를 높이는 길이 될 것”이라며 “국민 신뢰 회복의 열쇠를 일선 세무서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세청은 지금까지 일부 고위직의 어긋난 행동으로 신뢰가 땅에 떨어지는 모습을 자주 보여줬다. 이를 회복하기 위해 여러 방안들을 제시하고 시도해 왔다.

 

그러나 국세청은 ‘국민적 신뢰 제고의 답은 일선 세무서에, 현장에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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