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을 때 잘해,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오某 가수가 불러 대히트를 치고 있는 유행가 가사의 이 노랫말이 세정가는 물론 국세청 퇴직 공무원과 세무사계 등지에서 적잖게 화제가 되고 있다.
국세청이 국세공무원과 납세자와의 접촉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업무시스템을 가동한지 7∼8년여가 됐다.
이는 국세공무원 한 사람이 관할구역(동 단위)을 관리하는 업무체계인 이른 바 '지역담당제 폐지'가 바로 그것으로, 이를 줄기차게 실시해 온 국세청은 얻은 것과 잃은 것, 즉 득실(得失)이 적지 않았다.
얻은 분야를 살펴보면, 큰 틀에서의 공정함과 청렴측면에서 타 부처(사정기관)에 비해 크게 혁신됐다.
그러나 세원관리가 뜻한 바대로 잘 안 된 점과 내부 직원들의 사기(士氣)는 상대적으로 크게 저하됐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국세청 사람들이 속앓이를 가장 심하게 하고 있는 점은 단연 주변과 외부의 시선과 의식이다. 그 시선과 의식은 '아직도 국세청은 그럴 것이다'라는 당연론에 기인한다.
실제로 국세청 사람들 누구를 잡고 물어봐도 소위 말하는 기본봉급과 제수당 등을 제외한 외수입이 없다. 이는 "한달 내내 열심히 일한 뒤 받는 월급은 손도 못 대고 급여통장으로 깔끔하게 입금된 지 오래다"고 토로하는 국세청 본청 某과장의 말에서 이같은 사실이 잘 입증되고도 남음이 있다.
사정이 이런 데도 지출은 여전하다. 옛날보다 더하면 더했지 결코 줄어들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세무서장들의 경우 이른바 달라돈(대출받은 돈)을 1천만원에서 2천만원까지 사용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일선 과장과 직원들은 더 언급하고 싶지도 않을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직에 있을 때 잘 하라. 퇴직을 하고 난 뒤 세무사 개업을 하고 보니 직급과 보직이 아무 소용없더라. 평소 베풀고 덕(德)을 많이 쌓는 것이 최선이더라"고 최근 명퇴를 한 某 지방청장의 이 말은 단순한 덕담(德談) 차원을 넘어 현직에 있는 국세공무원 후배들이 귀담아 듣고 반면교사로 삼아도 좋을 듯 싶다.
국세공무원은 국가재정 역군이면서 타 공무원의 모범이 돼야 하고, 납세자를 사랑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있을 때 잘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