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이후 서울 송파구 아파트 실거래가가 7.5% 가량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안도걸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한국부동산원의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최근 서울 강남구·서초구·송파구 등 이른바 ‘강남 3구’를 중심으로 아파트 매매가격이 급격하게 상승했다. 하향 안정세를 보이던 서울 아파트 시장이 다시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3월 첫째 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전주 대비 0.14% 상승했다. 지난해 8월 둘째 주(0.32%) 이후 둔화하던 매매가격지수 상승률은 올해 1월 0%대로 하락했으나, 지난 2월부터 반등해 0.1%대 상승률에 진입했다.
특히 서울 강남구·서초구·송파구 등 강남지역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3월 첫째 주 기준 매매가격지수는 강남구 0.46%, 송파구 0.62%, 서초구 0.59% 상승하며 서울 전체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강남구와 송파구는 2022년 1월 전고점에 도달한 이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가격 상승세는 ‘강남 3구’ 주변 ‘마용성’으로 확대되며, 마포구와 용산구도 전주 대비 0.12%, 0.10%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의 급격한 상승의 원인으로 지난 2월12일 단행된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가 지목되고 있다. 송파구와 강남구의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아파트 305곳 중 291곳이 지정 해제됐다.
2월10일 기준 강남구와 송파구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각각 0.08%, 0.14%였다. 그러나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해제된 직후인 2월17일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상승률은 강남구 0.27%, 서초구 0.36%로 확대되면서 전주 대비 2배 이상 빠르게 증가했다.
실거래가도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일인 2월12일부터 3월7일까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등록된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의 평균은 강남구 26.7억 원, 송파구 19.2억 원, 마포구 13.4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해제일 직전 한 달간 평균과 비교할 때 강남구 3.0%, 송파구 7.5%, 마포구 5.7% 상승한 수치다.
안도걸 의원은 “토지거래허가제가 해제되면서 서울 강남 아파트 가격이 급등했다”면서 “기준금리 인하를 앞두고 서울시가 강남지역 토지거래허가제를 해제한 것은 성급한 판단”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강남 아파트 가격 급등이 ‘마용성’에서 서울 전역으로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부동산 시장 동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필요하다면 대출 규제 등 선제적 대응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