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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6.03.28. (토)

내국세

정부, 대형 베이커리카페 '편법상속' 정조준…가업상속공제 대수술 예고

이재명 대통령, 1월 이어 '꼼수감세 활용' 지적

"10년 운영, 가업 맞냐" 공제기준에 의문도

임광현 국세청장에 실효성 있는 보완책 지시

 

정부가 대형 베이커리 카페를 자산가의 증여·상속 절세수단으로 악용하는 사례를 뿌리뽑기 위해 가업상속공제 제도 개편에 착수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가업상속공제 제도의 구조적 허점을 질타하며, 실효성 있는 보완책 마련을 지시했다. 이는 지난 1월 국세청이 실태점검에 착수한데 이어, 대통령이 직접 제도적 ‘대수술’을 예고한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앞서 지난 1월15일에도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대형 카페·기업형 베이커리업종이 편법 상속·증여에 활용되는 사례가 있는지 점검하고, 대응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4일 국무회의 비공개회의에서 임광현 국세청장에 가업상속공제 개정·보완 검토를 지시했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일부 대형 베이커리가 부동산 상속과정에서 ‘꼼수 감세’를 받다는 점을 구체적인 예로 들며 제도 취지가 훼손되고 있음을 강하게 우려했다.

 

이 대통령은 “가업은 20~30년 정도 (이어져) 일종의 장인이라고 할 수 있거나 내지는 그 분이 일을 그만 뒀을 때 명맥이 끊기는 정도의 사업을 가업이라 할 수 있다”며 “10년 정도 (운영된 사업을) 두고 가업이라고 하는 게 맞느냐”고 현행 공제기준의 허점을 전면으로 비판했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의 지적은 대형 베이커리 뿐만 아니라 가업상속제도 전반에서 발생하는 꼼수 감세를 바로잡겠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300억 땅이 상속세 0원?…베이커리 카페 지목된 이유

 

이번 논란의 핵심은 중소·중견기업의 노하우와 기술 승계를 장려하는 가업상속공제제도를 악용해 고가의 부동산을 상속세 한 푼 없이 자녀에게 상속하는 사례로 베이커리카페가 지목됐기 때문이다.

 

가업상속공제는 중소·중견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돕기 위해 상속세를 대폭 감면해 주는 제도다.  피상속인이 생전에 10년 이상 중소기업 등을 운영하다 상속인이 물려받아 5년 경영하면, 기본 300억원을 상속재산에서 공제받을 수 있다. 피상속인 경영기간에 따라 공제한도는 △10년 이상 300억원 △20년 이상 400억원 △30년 이상 600억원까지 늘어난다.

 

문제는 이를 악용해 일부 자산가들이 소유 토지 등에 대형 베이커리카페를 세워 자녀에게 상속하는 편법이 횡행한다는 점이다. 커피전문점은 가업상속공제 대상이 아니지만, 제과점업은 공제를 받을 수 있어서다.

 

일례로 서울 근교의 300억원 상당 토지를 외동 자녀에게 그대로 상속하면 약 136억2천만원의 상속세를 내야 한다. 하지만 이곳에 대형 베이커리카페를 차려 10년간 운영한 뒤 자녀가 물려받아 5년 이상 운영하면 상속세는 ‘0원’이 된다.

 

가업상속공제 제도가 고액 자산가의 편법 증여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수도권·대도시 외곽의 베이커리카페는 부동산 가격이 높고, 지가 상승폭이 커 절세 효과가 극대화되는 구조다. 2019년 세법개정에 따라 7년으로 줄어든 사후관리기간은 2023년부터 5년으로 더 짧아졌다.

 

◆국세청, 1월부터 수도권 실태조사 착수…개선책 마련 속도낼 듯

 

지난 1월부터 수도권 대형 베이커리 카페를 대상으로 실태점검에 착수한 국세청은 이번 대통령 지시에 따라 점검 강도를 대폭 높일 것으로 보인다. 가업상속공제 제도를 악용하는 꼼수 감세를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형식적 등록요건 뒤에 숨은 실질 여부를 가려내는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국세청의 이번 실태점검은 형식보다 실질에 무게를 둔다. 정상적인 가업승계에 대해서는 세무컨설팅 등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되,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에 대해서는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원칙이다.

 

가장 먼저 들여다보는 것은 업종의 실질이다. 국세청이 발표한 사례에 따르면, 제빵시설 없이 완제품 케이크만 소량 매입해 판매하면서 실제로는 음료 매출이 대부분인 업종 위장 등록이 대표적이다.

 

사업과 관련 없는 자산을 사업용 자산으로 신고해 공제범위를 부풀리거나, 가업승계의 핵심요건인 ‘실제 경영’ 여부도 중점 점검대상이다. 국세청은 카페 부지 내에 대표자의 전원주택이 존재해 사업용 자산이 아닌 토지 포함, 다른 본업이 있는 부친이 대표로 등재돼 실제 경영을 하고 있는지 등을 개별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증은 공제요건 확인에만 그치지 않는다. 국세청은 △업종 및 고용 유지 △자산 처분 제한 등의 사후관리 요건 이행 여부를 철저히 검증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특히 이번 현황 파악 과정에서 창업자금 증여·자금출처 부족 등 탈세혐의가 확인될 경우, 세무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또한 베이커리카페 실태조사 결과를 반영해 제도 개선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한편, 임광현 국세청장은 과거 의원 시절 초대형 베이커리카페의 가업승계지원제도 악용소지를 지적하며 제도 개선을 촉구한 바 있어, 이번 정부의 대책 마련에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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