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달여 동안 떠들썩했던 한국세무사회 임원선거가 끝났다. 한국세무사회 제34대 회장을 놓고 구재이 현 회장과 김완일 전 서울지방세무사회장이 재대결을 펼쳤으나 구재이 현 회장이 318표 차로 완승했다.
이번 임원선거에서 가장 의미 있는 부분은 투표에 참여한 세무사회원이 80%에 육박한다는 점이다. 한국세무사회는 이번 임원선거에 최초로 전국 단위로 전자투표를 시행했으며 투표결과 78.41%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2년 전 투표율과 비교하면 11.4% 높은 수치다.
대구지방회는 투표율이 90%(89.26%)에 육박할 정도였으며, 수도권에서도 인천지방회가 처음으로 80%를 돌파해 80.92%를 기록하는 등 전국 세무사회원의 투표 참여 열기가 뜨거웠다.
전자투표 시행과 이처럼 높은 투표율은 ▷투명한 선거 관리 ▷선거 참여율 제고라는 측면에서 의미 있는 성과로 보이며, "과거 비방과 시비로 얼룩진 어두운 모습의 세무사회 선거문화를 일거에 개방적으로 전환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임원선거 후보자 합동토론회나 사상 최초로 외부위원 선관위원 위촉 등 '공정‧투명'이라는 선거 혁신의 새로운 기준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 점도 과거와 차별화된 대목이다.
그러나 이런 노력과는 별개로 선거운동이 본격화하자 소위 '네거티브 선거전'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탄핵과 새정부 출범, 극도로 악화한 경제상황 등 세무사계를 둘러싼 환경이 암울한 상황임에도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네거티브 선거전이 펼쳐지자 "선거 때만 되면 꼭 이래야 하냐?"는 분위기도 읽혔다.
"전자투표 시행으로 투표 참여율이 더 높아질 것 같으니까 선거판을 흔들기 위한 네거티브 전략이 강해진 것 같다"고 분석하는 회원도 있었다.
과거 세무사회 임원선거에서 볼 수 있듯 공약 경쟁보다는 상대 후보를 깎아내리는 시도가 기승을 부렸는데, 이번 선거 결과로 '네거티브 전략은 더 이상 회원들의 마음을 얻지 못한다'는 인식을 더 확산시켰다.
한 회원은 "선거전 초반 유인물이 배달되면서 밑바닥 민심이 흔들리기 시작한다는 여론이 있었다. 그러나 세무사들은 네거티브 전략보다는 혁신과 미래를 지향하는 후보를 선택함으로써 세무사회의 어두운 선거문화를 바꾸고자 했다"고 이번 선거결과를 정리했다.
무엇보다 ▷플랫폼세무사회 ▷'AI세무사' 및 '국민의세무사' ▷세무플랫폼 강력 대응 ▷테마별 실무서 시리즈 50 발간 ▷건강검진·상조키트·청년금융·쇼핑몰·업무폰·휴양시설 등 '세무사공동체 종합복지제도' ▷지방회 교육권 이양 ▷기관장활동비 신설 ▷전자신고세액공제 폐지 저지 ▷'국가·지방 보조금 정산검증권 확보' 보조금법 개정안 제출 ▷민간위탁 사업비결산서 검사업무 수행 관련 조례 개정 등 소위 황금시대를 지향하는 '구재이표 3대 혁신'이 회원들의 마음을 얻는 데 성공했다고 정리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달 30일 정기총회에서 배포된 33대 세무사회 주요 혁신 회무보고에는 지난 2년간 사업현장과 세무사회, 세무사제도, 세무사와 관련한 혁신 성과물 101가지가 빼곡하게 정리돼 있다. 모두 세무사들이 실무과정에서 체감할 수 있는 내용이다.
연임에 성공한 구재이 회장은 여기에서 만족하지 않고, 곧바로 '세무사 혁신2.0'을 선언하며 "중단없는 혁신"을 약속했다.
구 회장은 "플랫폼세무사회와 세무사랑 웹버전을 제대로 결합해 최종목표인 폼나게 일하고 제값 보수를 받는 사업현장을 완성해야 한다"면서 "공공플랫폼 '국민의 세무사'로 추가수익과 세무플랫폼 생태계를 제거하고, 세무사명예승계 프로그램으로 원로-청년세무사를 결합해 명의대여와 덤핑 등 병폐 없는 공동체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사업현장을 지원하고 세무사제도를 한 차원 높일 14개 세무사법 개정안과 보조금 정산검증권을 확보하는 국가·지방 보조금법안을 통과시키고, 전국적으로 세무사에게 민간위탁 결산서검사를 할 수 있도록 조례 개정작업을 완수할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