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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6.10. (화)

[稅政詩壇]쓰러진 벼가

이규흥, 시인(청주署)


벼 쓰러진 논에 들어서면
하늘이 노랗게 내려앉는다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이리저리 텀벙거리다가
그 자리에 그만 누워버리고 싶다
쓰러진 벼처럼 누워서
둥둥 떠가는 구름 바라보며
평화의 근원을 따라가고 싶다
쓰러지지 않으려고 기를 쓰면
누군가 뒤에서 조금만 밀어줬으면
어머니 품 속 같은 무논바닥에
고스란히 나도 잠겨 봤으면

(이까짓 품삯도 안 되는 걸 꼭 세워야 하겠니?)

그만 일어나세요
쓰러진 벼가 손 내밀어
쓰러진 나를 일으켜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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