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전군표 제16대 국세청장이 취임함으로써 참여정부 3기 국세행정이 돛을 올렸다. 혁신으로부터 출발,열린 세정에 오기까지 잘못은 없었는지를 되짚어 보고 국민이 공감하고 마찰없이 조용히 추진하겠다는 '따뜻한 세정'이 갖추어야 할 방도를 납세자 조세전문가 국세공무원들의 의견을 듣고 국세행정 5대 분야별로 점검해 본다.<편집자 주>
"따뜻한 세정의 실현은 세무조사 현장에서부터 먼저 시작돼야 한다. 앞으로 세무조사는 성실신고 유도라는 본래 기능에 충실하게 운영하겠다."
이는 全君杓 신임 국세청장이 제16대 국세청장으로 취임하면서 취임 일성으로 표방한 말이다.
이어 全 국세청장은 "성실하게 신고한 납세자에 대해서는 사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세무간섭을 최소화하겠다"면서 "세무조사 건수를 대폭 축소할 방침"임을 밝혔다.
그러나 全 국세청장은 "조사건수 축소가 세무조사의 약화로 인식되지 않도록 고의적·지능적 탈세자에 대해서는 조사강도를 높여 엄정하게 대처하겠다"며 "세무조사라는 공권력의 권위를 확보하고 처음부터 성실하게 신고하는 것이 낫다는 인식이 확산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여기엔 서울, 중부, 본청 조사국장 등을 두루 섭렵한 全 국세청장의 세무조사에 대한 철학(哲學)이 짙게 베어 있음을 쉽게 엿볼 수 있다.
특히 全 국세청장은 "어려운 기업에 대해서는 애정을 갖고 고충을 헤아리는 따뜻한 세무조사를 하겠다"고 전제하고 조사시에는 컨설팅 역할도 수행하는 등 세무조사가 단순히 탈루세금만 추징하는 것이 아닌 그 이상의 가치를 추구하는데 주안점을 둘 방침임을 밝혔다.
결국 全 국세청장의 세무조사론은 "법과 원칙에 따라 정해진대로 성실하게 신고·납부하면, 일체의 세무간섭을 하지 않겠다"는 확실한 의사표시에 다름 아니다.
이같은 全 국세청장의 세무조사 운용방침에 대해 재계는 적극 환영의 입장을 표시로 화답했다.
특히 "기업에 도움을 주는 따뜻한 세무조사를 실시하겠다"는 대목에서 재계 관계자들의 기대는 사뭇 크다 아니할 수 없다.
이와 관련,대기업 재무팀의 한 임원은 "과거에는 협의과세 전통이 살아 있었으나, 최근 수년간 국세청의 세무조사가 필요이상으로 틀에 얽매여 있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이는 결국 세수 확보를 비롯, 실적을 올리는데 초점을 맞춰 정책이 추진된 면이 없지 않다"고 말해 그동안 국세청 세무조사에 문제점이 적지 않았음을 우회적으로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수년동안 국세청의 세무조사는 전반적으로 엄격하게 집행돼 왔으나, 부분적으로는 실적 올리기에 치중한 면이 없지 않았느냐는 재계 등지의 주장은 여전하다.
더욱이 조사의 질(質)적 측면에서의 발전은 아직 요원하며, 납세자로부터의 신뢰감 회복 역시 여전히 만족할 만한 수준을 아닌 듯 싶다.
결국 全 국세청장의 조사관은 납세자의 불복청구(이의제기)를 최소화하겠다는 데로 모아진다. 이는 철저하고 정밀한 조사를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세무조사는 인수인계도 안될 뿐만 아니라, 조사요원의 세무조사 능력이 하루아침에 극대화되는 것도 아니어서 당초 목표한 조사수준의 질적 향상은 적잖은 노력이 요구되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잠자는 거위의 털을 소리 나지 않게 뽑을 정도로 세무조사에도 특별한 기술을 필요로 한다"는 전군표 국세청장의 세무조사 운영방식이 조사현장에서 실제로 어떻게 나타날지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