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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5.25. (일)

내국세

[인터뷰]'세금고충 무료 전문의' 서울청 홍성경 서기관

“자기 맡은 분야에서 전문가(베테랑) 되는 게 가장 중요”

 

 

국세청 민원실 가운데 납세자가 기초적인 세법을 잘 모른다거나, 일선 세무서 등지에서 제대로 해소가 안 되는 ‘세금민원’을 들고 찾아오는 곳이 있다. 그곳은 바로 국세청사 1층에 위치한 서울청 납세자보호담당관실 산하 납세자보호계(이하 납보관실)다. 특히 이 곳은 민원인 대다수가 국세청장이나, 서울청장을 직접 면담하려는 경우가 비일비재(非一非再) 해 가히 국세청 민원봉사실로도 익히 알려져 있다. 한 마디로 복잡 난해한 세금고충 민원이 이 곳 서울청 납세자보호관실로 밀려드는 것이다. 해박한 지식과 특단의 인내심을 필요로 하는 서울청 납세자보호관실을 이끌고 있는 홍성경 서기관(52세)이 지난 2월15일자로 서기관 승진을 함과 동시에 ‘세금고충 무료 전문의’를 자청하고 나섰다. 그녀를 만나봤다.(편집자 주)

 

-33년 공직생활을 해 왔는데 승진 소감은

 

“지난 74년 국세청 9급 공무원으로 출발한 지, 올해로 33년이 됐다. 그 후 한 단계씩 승진할 때 마다 남달리 승진의 의미가 깊다. 이 번 승진은 그 중의 한 부분이지만, 공직생활 중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특히 고도의 전문분야인 국세청 공무원 직을 잘 선택했다고 생각한다. 이에 무한한 자긍심(自矜心)을 느낀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여러모로 부족한 제게 이렇게 승진의 영광을 부여하신 전군표 국세청장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지난 승진인사에서 유일하게 여성 서기관이 됐는데 어떻게 승진이 됐다고 생각하는지

 

“당시 보도자료에도 보셨듯이 33명 승진자 중 일반승진이 26명이고, 특별승진이 7명 이었다. 보통 여성(女性)하면 특별승진 케이스가 아니겠느냐 하고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저는 일반승진자 이다. 일반승진이라면 인사권자께서 확실한 검증을 통해 내린 결론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정신자세를 가다듬고 현 업무에 매진하고 있다.”

 

-이곳 서울청 납보관실 요원은 남다른 실력을 보유해야 한다는데

 

“그렇다. 이곳은 ‘국세청과 납세자(민원인) 간의 경계선’에 서 있다. 소속은 서울청 이지만, 전국의 세금민원을 다 다루기 때문에 전국 민원봉사실이라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물론 국세종합상담센타가 강남에 위치하고 있지만, 이곳은 일선 세무서에서 제대로 해소가 안 된 민원을 들고 내방하기 때문에 전국 민원실에 해당된다고 봐야 한다. 더욱이 이곳 요원은 고도의 전문성과 무한한 인내심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이에 충족되는 요원이 주축이다.”

 

-주로 어떤 유형의 민원이 제기되고 어떻게 상담에 응하는지

 

“정식 불복기간이 지났다거나, 어려운 민원인이 다수다. 겉으로 드러낼 순 없지만, 때론 육두문자를 쓰시는 분도 있다. 특히 적지 않은 민원인이 국세청장이나 서울청장을 찾아가는 경우가 있다. 우선 이들 민원인과 차분한 대화를 통해 그들의 마음을 아우르는데 최선을 다한다. 세법에 어긋나는 경우 친절하게 상담을 하면서도 왜 안 되는지 이유를 설명한다.”

 

-국세청 근무 중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은 무엇인지

 

“내부업무에 속하는 것인데, 의정부 징세과장 시절에 체납정리 관련 업무를 ‘시스템에 의한 체납관리’를 했을 때다. 그 때 중부청 체납정리 파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그 시스템은 직원 개개인별로 누적관리를 통해 가중치를 뒀다. 이 때 가장 잘한 직원에게 포상휴가 등 칭찬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일하는 분위기가  적극 조성돼 참으로 보람 있는 업무실적을 거뒀다.”

 

-관리자는 직원에게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직원들 마다 모두 다 능력이 있다. 우수한 인력이다. 그러나 직원이 능력발휘를 80%만 하느냐 아니면 120%를 하느냐 여부는 ‘관리자의 몫’이라 생각한다. 관리자는 직원들이 일하는 분위기로 만들어야 한다. 특히 젊은 직원들이 많은 요즘, 활기차고 신나는 직장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평소 생활철학이나 좌우명은

 

“입사해서 첫 느낌이 우리 국세청 조직은 두 사람만 되도 1~2등이 가려진다. 특히 우리조직은 남성의 제일 못한 사람 뒤에 여성이 1등으로 자리매김 되지 않나 생각한다. 이에 따라 남성이 100을 하면 여성은 150 이상을 해야 인정을 받는다. 여직원으로써 이러한 능력발휘를 위해 최선을 다하려 하는 것이 평소 소신이자 생활철학 이다.”

 

-구체적인 사례를 적시해 준다면

 

“과거 징세과 징세계에 근무할 당시다. 지금은 전산화가 돼 있지만, 그 당시엔 세입징수보고가 세무서의 세수를 결정하는 바로미터가 됐을 만큼 중요했다. 그러나 이를 잘 하기 위해 계수만 잘하면 너무 기계적인 사람이 된다. 따라서 이를 잘 하기위한 나름대로의 노하우가 있었다. 그것은 세무서의 ‘주요 법인, 개인, 고액세수 업체 약 50~100개 정도를 파일화 해 이를 외워서 관리’했다. 중점관리를 했음은 물론이다. 이런 노력을 하다보니, 당시 서장께서 인정을 해주셨다. 결국 자기가 맡은 분야는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완벽(베테랑)하게 해놔야 한다. 그래야 어디를 가든 윗분이나 주위 상하로부터 인정을 받지 않나 생각한다.”

 

-서기관으로 승진했는데 향후 포부는

 

“솔직히 이 자리에서 벌써부터 포부를 밝힌다는 것은 예의가 아니고, 너무 앞서가는 것이 아니겠는가. 더욱이 본청장님과 서울청장님, 그리고 국장님의 기대치에 못 미칠까 그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따라서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견지하겠다.”

 

-평소 취미활동은 무엇인지

 

“건강관리를 위해 일주일에 3~4회 집 근처의 산을 오르내린다. 또 24시 찜질방도 자주 애용한다. 아침엔 국세청 체력단련실을 빼놓지 않고 찾아 운동을 한다.”

 

-여성 후배직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과거는 중요하지 않다.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자신이 맡은 자리에서 제대로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첫째, 남성이 다수를 차지하는 국세청 조직에서 상하관계에 대한 조직생리에 잘 적응해야 한다. 둘째, 자신이 맡고 있는 업무에 전문가가 돼야 한다. 셋째, 상대하는 민원인이나, 세무대리인 등 그 누구를 상대하든 간에 대인관계가 원만해야 한다. 이 때 부드럽고 한 없이 친절하고 충분히 설명하되 상대를 설득할 줄 알아야 한다.

 

넷째, 직장에서 여직원의 경우 업무 캐리어(경력)이 다양하지 못하다. 따라서 일생의  멘토(선배 또는 스승)를 구해야 한다. 멘토는 어떤 분야던 자신보다 1달이라도 먼저 경험했으면 다 멘토로 삼을 줄 알아야 한다. 우리가 책에서의 경험은 간접경험 이다. 실무를 통해 실제 현장에서 배워야 한다. 이들 멘토를 통해 경우에 따라서는 ‘인생상담’도 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여성은 자기 주변사람을 최대한 많이 확보하는 인프라를 키워야 한다. 정보획득도 중요하다. 따라서 모든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조언을 듣고 자신이 그 행사에 풍덩 빠져들어야 한다.” 

 

[프로필]

 

▶52살 ▶수도여고 ▶한국방송대 경제학과 ▶건국대 행정대학원 세무학과 석사 ▶경원대 대학원 경영학과 박사(논문=신용카드 활성화가 세부담 증가에 미치는 영향) ▶74년=9급 행정직 입문 ▶서부, 마포, 남대문, 반포, 관악, 시흥, 남산세무서 ▶국세청 행정관리담당관실 조직계 ▶서초 징세계장 ▶국세청 상담실(소득세, 원천세 총괄담당) ▶도봉 민원실장 ▶춘천 징세과장 ▶의정부 징세과장 ▶도봉 세원1, 2과장 ▶現 서울청 납세자보호담당관실 납세자 보호계 ▶現 경원대 경영회계학부에서 세법 강의▶2001년(사무관 승진), 2007년(서기관 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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