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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1.09. (목)

지도자의 중요성

김익래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회장

 금년 여름휴가를 알래스카로 다녀왔다.

 

 알래스카는 처음 가보는 여행지이지만 여행의 감동을 위해 여행지에 대한 사전 조사나 자료 검토는 하지 않았다. 어릴 때 기억은 알래스카하면 에스키모들이 사는 지역으로만 알고 있었다.

 

 인천공항을 밤 8시 출발해 8시간 비행후 익일 오전 11시 앵커리지 공항에 도착해 안내자의 설명을 듣고 여러 가지로 놀라웠다.

 

 첫째, 알래스카는 미국의 50개 주중 면적이 가장 큰 주로서 대한민국 면적의 약 17배나 된다고 하니 놀라울 수밖에 없었고 그 넓은 땅에 인구는 약 70만명밖에 되지 않는다고 하니 부러웠다.

 

 둘째, 석유·가스산업, 광산업, 수산업, 임업, 관광산업이 매우 활발하다고 한다. 1977년 알래스카 횡단 송유관이 개설된 이래 이곳은 천연 석유 생산에서 텍사스에 이어 2위를 자랑해 왔고, 알래스카에 매장돼 있는 엄청난 양의 석유 때문에 미국이 중동, 베네수엘라에 이어 세계 석유 매장량으로 3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재미난 것은 매년 10월이 되면 알래스카 1년 이상 모든 거주자에게 석유 판매수익금으로 배당금을 주는데 지금까지 1인당 최저 1천달러서부터 4천달러까지 매년 받았다고 하고 때문에 10월이면 술집이나 백화점들이 호황을 누린다고 한다.

 

 광산물도 금을 비롯해 석탄, 철광석, 아연, , 구리, 모래, 자갈 등이 대량으로 매장돼 있다고 한다. 알래스카에 매장된 석탄은 세계 석탄의 총 합의 10분의 1에 달한다고 한다. 수산업도 전세계에서 소비하는 대부분의 연어와 바닷가재가 알래스카 산이라 하고 이외에도 광어를 비롯한 여러 종류의 생선이 다량으로 잡히고 있다고 한다.

 

 또한 울창한 원시림이 임업을 발달시키고, 자연의 경이로움과 독특한 레포츠로 가득한 얼음나라인 알래스카는 3천여 개의 강, 300만여 개의 호수, 5천여 개 이상의 빙하·빙산, 미국에 5천미터가 넘는 산 20개중 17개가 알래스카에 있고, 매년 약18천만마리의 귀천(부화됐던 자리로 돌아오는)하는 연어의 모습, 지구의 북극과 남극지방의 높은 하늘에 이따금 나타나는 아름다운 빛의 현상인 오로라(Aurora)관광, 개 썰매 등등 무궁무진한 관광자원이 관광산업을 나날이 발전시키고 있다고 한다.

 

 셋째, 미국의 군사요지로 미국의 가장 큰 공군기지와 두 번째로 큰 육군기지가 알래스카에 있다고 한다.

 

 이렇게 광활하고 풍부한 지하자원·수산자원·울창한 임목·무궁무진한 관광자원이 있는 알래스카는 알려진 바와 같이 러시아 제국의 영토였었으나, 1867년 미국과 러시아 제국의 조약에 의해 불과 720만 미국달러(15달러가 못 되는 헐값)에 미국에 양도돼, 1912년 의회의 인준을 받아 알래스카 준주가 됐고, 195913일 미국의 주가 됐다고 한다. 1867년 조약 체결의 주된 역할을 담당했던 미국 국무장관이었던 윌리엄 H.슈워드는 그 당시에는 아무런 가치 없는 얼음덩어리(ICE BOX)를 큰 돈을 주고 샀다고 비난받았었는데 1880년부터 큰 금광이 발견돼 미국인의 정착이 크게 촉진됐고 그 당시 채굴된 철광석만으로도 당시 기준으로 매입금액 720만달러의 몇배나 되는 4천만달러 어치나 발견됐다니 러시아는 얼마나 원통하고 한스럽겠나. 더군다나 코 밑에 군사 경쟁국의 군사지기를 제공해 줬으니 알래스카를 양도한 황제가 얼마나 원망스러울까?

 

 현재 알래스카에는 알래스카 인수에 큰 공을 세운 슈워드의 공을 기리기 위해 항구·도로·산 등의 이름을 슈워드의 이름을 붙여 부르고 있다. 오죽하면 현 러시아에서는 17년 전 알래스카를 돌려 달라고 했고, 미국은 돌려 줄 테니 그 동안 SOC시설, 건물 등에 투자한 금액을 현 시가로 평가해 지불하라고 하나 그 금액이 러시아가 감당할 수 없는 금액이기에 포기하고 말았다고 한다.

 

 우리 기업이나 공공단체뿐만 아니라 한 나라의 지도자 판단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여행 내내 생각하며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다.

 

 우리도 앞으로 지도자를 뽑을 때 참으로 신중하고 면밀히 검토해 선출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더욱 강하게 느껴졌다.

 

 ※본면의 외부기고는 本紙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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