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없는 성장이 문제가 되고 있다. 성장률의 둔화도 문제이지만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성장을 해도 고용 증대가 쉽지 않는다는 데 있다. 기업의 노동경직성 때문에 제조업 부문에서는 고용증대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OECD 32개 회원국 중 우리나라의 제조업 부가가치 비중이 1위라고 한다. 이러한 제조업 경쟁력이 무역 1조달러라는 성과를 가져오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한국 경제의 성장은 제조업과 건설업이 견인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제조업 경쟁력은 매우 중요하다. 그렇지만 이제는 성장과 함께 고용이 보다 강조돼야 한다.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 그리고 공생 발전을 위해서는 고용이 기초가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조업과 함께 이제는 서비스업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우리나라 제조업은 일자리가 줄어드는 반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서비스업으로 인력 수요가 늘어나야 한다. 다양한 서비스산업을 선진화해 낙후된 서비스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것이야 말로 고용과 성장을 함께 도모할 수 있는 대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정부도 서비스산업 발전을 위한 제도적 기반 조성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2010년 기준으로 서비스산업이 국내 경제에서 고용의 68.5%,부가가치의 58.2%를 각각 차지하고 있는 데도 서비스산업 전반을 다루는 법률이 없어 경쟁력 강화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다. 정부는 우선 서비스산업 선진화를 위한 중장기 정책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5년 단위의 기본 계획을 수립하고 연도별 시행 계획도 마련키로 했다. 기본 계획에는 규제 개혁, 연구개발(R&D) 및 투자 촉진, 인력 양성 등의 내용이 담겼다. 새로운 서비스 개발과 전달 체계 개선 등 새로운 지식을 얻거나 응용하는 체계적이고 창조적인 활동을 R&D로 규정, 투자 확대를 유도하고 지원도 늘리기로 했다. 모두 필요한 조치들이지만 문제는 실천이다.
관광산업의 예를 들어보자. 관광산업은 어떤 산업보다 고용창출 및 지역균형발전 등의 시너지 효과가 우수하다. 관광산업의 경쟁력은 139개국 중 32위에 그치고 있다. 관광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한 것이 가장 큰 문제다. 보통 대도시의 경우 10만개 이상의 객실이 있는 반면에 그나마 가장 여건이 낫다는 서울시에 숙박시설이 2만3천여개에 불과한 실정이다. 전국적으로 호텔 객실이 7만개밖에 되지 않는데, 일본은 93만개의 객실을 자랑한다. 이는 내국인의 관광문화가 정착돼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국내 근로인구 2천만명이 하루만 1박을 하더라도 2천만개 객실의 수요가 나오게 된다. 즉 수요가 있어야 공급이 가능해지므로 이러한 맥락에서 휴가 기간을 늘이는 캠페인이 필요하다. 또한 현재 도박을 위해 불법이나 해외 원정에 57조원을 쓰고 있는데 이 중 절반만이라도 한국 내에서 쓸 수 있게 하면 대형 리조트 5개가 운영될 수 있다. 이제는 오픈카지노에 대해 보다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할 시점이다.
한국은 제조업에 비해 서비스업에 대한 연구개발(R&D) 투자비중이 OECD 내에서 상당히 낮은 편이다. 지식경제에서의 혁신과 성장을 위해서는 조직구조 혁신과 특허권, 데이터베이스(DB) 등 유형화하기 어려운 자산 즉 무형자산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OECD 통계에 따르면 한국 서비스산업의 생산성은 제조업 생산성의 40% 정도이며 선진국의 서비스산업 생산성에 견줘 60% 수준에 불과하다. 혁신을 통한 생산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서비스산업에 대한 물량적 차원의 투자 확대만이 아니라 소프트웨어적인 것들의 뒷받침이 중요하다. 서비스산업의 혁신활동, 의료관광, 사회서비스산업, 창조산업 등의 선진화 등에 있어서도 이제는 실천이 이뤄져야 한다. 우리나라는 의료 부문에서 높은 기술력과 인적자원을 갖고 있어 엄청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관광과 연계된다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이야기가 더이상 이야기로 그쳐서는 희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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