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가 내놓은 '공무원 쿨비즈' 복장 허용안이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서울시는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 여름철에 공무원들에게 반바지와 샌들 착용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시 공무원들은 올 여름부터 반바지와 샌들 차림으로 근무할 수 있게 돼 쿨비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쿨비즈'는 시원하다(cool)와 업무(business)를 합친 말로， 여름철에 넥타이를 매지 않고 간편한 옷차림으로 근무하는 것을 말한다.

행정안전부는 에너지 절약 지침에 따라 품위 유지 및 공직 예절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편안한 복장으로 근무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국세청도 여름철 공무원들의 간소화 복장이 일반화됨에 따라 노타이, 면바지, 남방 착용 등을 권장하고 있으나 아직 반바지와 샌들 착용은 허용하지 않고 있다.

우선 반바지와 샌들 착용은 공무원의 품위를 손상시킬 수 있고, 외부적으로 근무 기강이 해이해진 인상을 심어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가령 내방 납세자를 맞이하는 민원실의 경우 슬리퍼나 청바지를 입고 민원인을 상대하면 자칫 불쾌감을 느끼게 할 수 있고, 거부감을 줄 수도 있다.

또한 세무서장이 공식회의나 손님 접대시 반바지와 샌들차림으로 응대하면 격에 맞지 않을 수 있으며, 민원인을 상대할 때도 다소 경박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정부광주합동청사에서 근무하는 광주청 직원들은 통유리로 된 건물의 특성상 내리쬐는 직사광으로 복장을 간소하게 입더라도 별 효과가 없어 간소화 복장은 어불성설이라는 반응이다.

자유롭고 편안한 복장의 착용은 유연하고 창의적인 사고를 유도해 일의 능률을 올리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공무원이라면 기본적으로 공무원으로서 품위를 잃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간소화된 복장을 착용해야 한다.

주위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는 正道에 넘는 복장은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나친 개성 표출로 상대방에게 불쾌감이나 거부감을 주고 조직의 분위기를 해치면 곤란하다.

조선시대에는 계급과 지위에 따라 관복의 색깔을 달리 했다. 시대 이념이 바뀐 지금 복장으로 신분의 구별을 바라는 것은 어렵지만 직장 내에서 격에 맞는 禮를 갖추는 것은 꼭 필요할 것이다.

보수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조직의 특성상 지나친 개성이 표출된 복장의 허용은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