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상향식 총액 취합의 중기지방재정계획이 유명무실하며 OECD기준의 지방재정 관련 법제도 개편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정훈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부원장은 19일 명동 은행회관 2층 국제회의실에서 개최된 국가재정법의 성과와 향후방향 정책토론회에서 ‘중앙·지방 간 재정관련 법체계의 국제비교와 시사점'에 대한 발표를 진행했다.
김 부원장은 "한국은 2015년 기준 노령화 비율이 13.1%로 일본의 90년대 노령화 비율인 12%와 비슷하다"면서 "한국의 국가채무도 일본의 90년대 시기와 같이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김 부원장은 "한국의 재정 거버넌스 구조는 일본보다 양호하지만, 향후 '재정 칸막이' 현상으로 재정 경직성과 비효율성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김 부원장은 "한국과 일본은 매우 특징적인 중앙·지방 간 재정관계를 가지고 있다"며 한국과 일본의 재정관계 특징으로 재정규모의 비대함과 법정화를 통한 재정칸막이 현상이 두드러진다는 점을 강조했다.
재정칸막이 현상에 대해 김 부원장은 "세입-세출의 연계성 확보로 재정 책임성을 제고하고, 각 분야·부문의 세입 보장을 통해 재정안전성을 담보하고 있다"며 재정 칸막이 현상의 순기능을 설명했다.
이어 이에 대한 역기능으로 "세입-세출의 연계성이 없으면 재정 책임성이 결여되고, 국민부담의 비효율이 증가된다"면서 "칸막이가 기득권화 될 경우 재정당국의 우선순위 설정 기능이 무력화 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김 부원장은 "OECD 국가들 중 지방정부에 대한 이전재원 총액을 법으로 정하는 국가는 한국과 일본 뿐이다"며 "일반정부 재정을 대상으로 중기재정계획이 수립될 수 있도록 재정관련 법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세수가 자연스럽게 증가하는 시기는 지났으므로 재정 칸막이의 순기능보다 역기능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세입 확충 여부를 포함해 국민 재정부담에 대한 책임이 재정당국에 부여되지 않을 경우, 국민 재정부담의 효율성, 형평성, 진정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김 부원장은 "한국은 1990년대 이후 거의 모든 분야에서 일본을 뛰어넘는 재정관련 법제도를 구축해 왔지만, 지방재정 부문만큼은 여전히 일본의 법제도를 답습하고 있다"며 "일본의 지방재정 관련 법제도의 단점을 인식하고 이를 극복하는 OECD 기준의 지방재정 법제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