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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5.08.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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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기업, 법인세 인상에 "투자·고용에 악영향" 우려

1조3천억 추가 부담

문재인 정부가 발표한 법인세 인상으로 인해 10대 기업이 총 1조3828억원에 달하는 세금을 추가로 부담해야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개정안에는 과세표준이 2000억원을 넘는 기업에 대한 세율이 기존 22%에서 25%로 적용된다. 법인세 최고세율이 오른 것은 지난 1990년 이후 28년 만이다.

 법인세율은 과표구간별로 2억원 이하 10%, 2억∼200억 20%, 200억원 초과 등으로 적용되고 있었지만 새로운 구간이 신설된 것이다. 이에 따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법인세 최고세율(22.2%)도 넘어서게 됐다.

 국회예산정책처의 법인세 비용 추산치를 근거로 계산해보면 ▲삼성전자 4327억원 ▲현대자동차 1853억원 ▲한국전력 1612억원 ▲SK하이닉스 1612억원 ▲한국수력원자력 1168억원 ▲LG화학 930억원 ▲현대모비스 874억원 ▲기아자동차 716억원 ▲이마트 566억원 ▲SK텔레콤 504억원 등을 추가로 부담하게 된다.

 세율 조정에 영향을 받게 될 법인은 지난해 기준으로 129곳이다. 정부는 최고세율 인상에 따라 법인세 2조6000억원이 더 걷힐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10대 기업이 53%를 책임지게 됐다.

 일반 R&D와 설비 투자 세액공제 축소 등 각종 감면세액에도 영향을 받게 된다.

 일반 R&D 비용에 대해서는 비용 대비 매출액에 근거해 최대 3%까지, 설비 투자는 생산성 향상 시설, 안전 설비, 환경보전 시설에 대해서는 투자금의 3%를 면해줬지만 축소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재계는 공식 입장을 표하지는 않았지만 투자 위축, 고용 차질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10대기업 한 임원은 "법인세 인상은 세계적 추세와는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라며 "법인세 인상으로 인해 기업의 투자 위축은 불 보듯 뻔하다. 고용 창출 분야에서도 위축되는 등 기업의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창출 기조에 따라 고용을 확대해야 하는 상황에서 재원으로 써야 할 비용을 세금 납부로 내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또 다른 임원은 "주주와 근로자, 소비자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고 장기적인 측면에서 볼 때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약화를 가져올 수 있다"며 "회사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친기업 환경도 제도적으로 지원해 줘야 하는데 당근책은 전혀 보이지 않는 점이 아쉽다"고 토로했다.

 경제단체 역시 이번 정부의 방침에 "공감한다"면서도 부담감 증가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기업 입장에선 정부가 발표한 정책을 이행하기 위한 비용이 추가적으로 드는 만큼 규제개혁 등도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필요재원, 세입부족 등 현실적 문제를 앞에 놓고, 예산 절감, 다른 세목 및 재원 확충 수단들과 함께 종합적으로 비교분석 하는 등의 깊이 있는 논의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향후 국내투자와 일자리 창출, 글로벌 조세경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했고,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일자리를 창출을 위해서는 제도개선 뿐만 아니라 과감한 규제개혁과 신성장동력산업 육성 등 기업의 자유로운 투자가 이뤄질 수 있는 환경 조성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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