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동산 법인의 설립이 급증했다. 개인에 대한 주택 세부담이 강화되면서 ‘부동산 법인’을 절세수단으로 삼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올해 1~3월 개인이 법인에 양도한 아파트 거래량은 1만3천142건으로 이미 지난해 거래량의 73%에 달한다.
그러나 무턱대고 법인 전환을 하는 것은 위험한 선택지다. 법인을 운영하려면 다양한 법률을 적용받아 신경써야 할 일이 많아진다. 뿐만 아니라 부동산법인의 시장 교란 방지를 위한 규제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도 부동산법인에 대해 칼을 꺼냈다. 지난 23일 “부동산 법인 6천여개를 전수 검증해 탈루혐의시 즉시 세무조사에 들어가겠다”고 엄포했다. 법인 설립으로 편법 증여하거나 다주택자 규제를 회피하는 경우를 철저히 단속하겠다는 방침이다.
자칫하면 중과세 피하려다 세무조사로 세금 폭탄을 맞을 수 있는 것이다. 이를 피하려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부동산 절세 베테랑으로 이름난 신방수 세무사가 최근 쓴 '1인 부동산 법인 하려면 제대로 운영하라!'는 부동산법인에 대해 반드시 알아야 할 사항을 담은 시기적절한 안내서다.
국내 세무업계에서 가장 많은 책을 쓴 것으로 알려진 신방수 세무사는 이 책에서 철저히 법인 운영자와 설립 예정자의 입장에서 부동산 세제의 맥락을 풀이했다. 부동산법인의 규제에 대한 전망과 대처 방안도 함께 실었다.
책은 현금·현물출자로 법인을 설립하는 단계서부터 자금관리, 비용 처리, 이익계산과 법인세 신고법 등 과정에 따른 세무상 쟁점들을 알기 쉽게 설명했다.
구체적인 내용으로 ▷취득세 중과세를 피하기 위한 본점 소재지 결정 ▷유리한 배당을 위한 주주 결정 ▷현물출자에 따른 세제혜택을 받는 방법 ▷세법상의 불이익을 피하는 가지급금 운용법 ▷부동산 법인이 부동산을 보유·취득·임대·양도할 때 알아둘 점 ▷법인이 비용을 안전하게 처리하는 기준 ▷1인 부동산 법인의 절세법 등 전문적인 세무관리법을 담았다.
법인은 주주와 채권자 등을 보호하는 조치가 많아 마치 개인처럼 운영하다가는 제재를 받을 수 있다. 부동산 법인은 주택 수를 분산하고 배당 이익을 창출하는 등의 세금측면에서 유리할 가능성이 있지만, 목적이 불분명한 경우나 거래횟수가 적을 때, 중과세가 적용되지 않는 경우에는 가급적 법인을 설립하지 않는 것이 좋다.
반면 법인을 세우면 좋은 경우는 양도세 비과세를 받고자 할 때, 부동산을 사업적으로 매매하려는 경우, 기타 취득세율 4%를 적용받고 싶지 않거나 보유세 부담을 줄이고 싶을 때 등이다. 그러나 이같은 경우에도 법인전환은 꼼꼼하게 검토해야 사후에 문제가 없다.
신 세무사는 “추가 법인세율이 30% 정도 들어오면 법인청산을 준비하라”고 조언했다. 1인 부동산 법인 등을 대상으로 법인세 추가과세 30%가 적용되는 안이 도입되면 사실상 법인으로의 운영실익이 거의 사라진다고 봐도 무방하다는 것.
아울러 부동산 법인을 운영할 때는 세무회계관리를 투명하게 하고, 주주 등과 거래할 때는 세금 추징을 당하지 않도록 각종 세법상 제도에 유의해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부동산 세무에 정통한 세무전문가를 곁에 두는 것이다. 일반 법인세 실무 이상의 경험을 갖고 있는, 개인·부동산 등 모든 부동산 세제에 골고루 밝은 세무사가 필요하다.
끝으로 1인 부동산 법인에 대한 규제가 들어오면 그때마다 그에 대한 효과를 분석할 것을 제안했다. 국세청이 최근 법인을 설립하는 경우에도 아파트 양도차익에 대해 중과세율을 적용하는 등의 규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예고한 만큼, 주의 깊게 봐 둬야 할 문제다.
한편, 신방수 세무사가 쓴 또 다른 책 '상속분쟁 예방과 상속·증여 절세 비법'도 이달 출간됐다. 이 책에는 상속세와 증여세의 합법적인 절세 트렌드를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정부의 세제정책과 함께 재산 평가 등 관련 과세구조를 상세하게 다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