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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6.28. (금)

세무 · 회계 · 관세사

"AI 적극 도입으로 지능형 회계서비스시장 선점해야"

한인구 교수, ‘CPA BSI’ Vol.6 ‘인공지능과 회계’ 기고

인공지능 시스템은 회계사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회계사의 업무를 효율화시키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따라 회계사들은 인공지능 활용능력을 높이고, 회계법인 차원에서도 인공지능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하며, 공인회계사회에서도 인공지능 교육을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인구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는 한국공인회계사회가 최근 발간한 ‘CPA BSI’ Vol.6을 통해 이같은 주장을 담은 기고문 ‘인공지능과 회계’를 발표했다.

 

기고문에 따르면, 인공지능은 회계사의 반복적·정형적 업무를 대신 처리해 줘 회계사가 중요한 문제에 집중하도록 돕는다. 나아가 회계사는 인공지능의 출현으로 더욱 부가가치가 높은 일을 하게 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제시했다.

 

인공지능의 주요 유형은 크게 전문가 시스템, 기계학습, 심층학습으로 구분된다. 회계사가 가진 지식을 추출해 이를 모방하는 전문가 시스템은 시간과 비용면에서 비효율적인 것으로 판명됐다. 이에 데이터로 학습해 부실 예측 등을 판단하는 기계학습이 확산됐다.

 

1980년대 후반부터는 기계학습에서 한발 더 진화한 인공신경망 모델이 등장한다. 인공신경망은 인간 뇌의 시냅스 구조를 모방해 입력층-은닉층-출력층의 노드 값으로 이뤄진 모형을 구축한다. 입력층·출력층만으로 구성된 선형 모형과 달리 신경망 모형은 은닉층을 활용해 비선형적이고 변수 간의 상호작용을 반영하는 학습이 가능하다.

 

그러나 회계분야에서 인공신경망 모형은 ‘결과를 설명할 수 없는 블랙박스’라는 점이 한계로 지적됐다. 주어진 데이터에 대한 학습을 통한 분류에는 강하지만, 학습데이터에 과적합돼 새로운 데이터에 대한 예측력이 떨어진다는 점도 문제였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심층학습(딥러닝) 기술은 은닉층에 ‘드롭 아웃(떨어뜨리기)’ 기술을 도입했다. 적절한 확률로 노드들을 제거해 과적합을 피하면서 학습을 시도한 것이다. 지난 2016년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의 대국에서 승리하면서 심층학습 기술은 더욱 주목을 받는다.

 

세계 유명 회계법인들도 인공지능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KPMG는 IBM과 협업해 Clara라는 지능형 지원 시스템을 개발했다. 딜로이트는 인공지능 시스템을 개발해 문서를 분석하고 이상패턴을 감지하는 등 감사 업무를 지원한다. PwC는 인공지능 분석도구인 Aura, Halo를 개발해 보유하고 있다.

 

“회계사의 주요 업무는 '계산' 아닌 '통합적 사고'…인공지능으로 대체되지 않을 것"

 

한인구 교수는 “인공지능 시스템을 활용하고 좋은 팀워크로 협업을 한다면, 최강의 인공지능 시스템, 최고의 인간 회계사보다 우수한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인공지능으로 위협받는 일자리 조사에서 회계사가 늘 최상위권으로 등장하는 것은 회계사 업무의 주요 부분이 계산이라고 잘못 본 데서 비롯됐다는 관점이다.

 

한 교수는 “회계사의 업무 중 중요한 부분은 전문적인 판단”이라며 “중요성에 대한 판단, 존속기업여부에 대한 판단, 내부통제에 대한 평가, 감사의견의 결정 등은 고도의 전문적 식견과 통합적 사고를 요하는 진단 및 분석”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변화하는 환경하에서 복잡하고 융합적인 판단을 하는 회계사는 인공지능으로 대체되는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의 지원을 받아 더욱 부가가치가 높은 작업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4대 회계법인 외의 법인들도 인공지능 시스템을 적극 도입하고, 회계사들의 인공지능 활용능력도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국공인회계사회에서 인공지능 교육에 앞장서 적극 지원하고, 과감한 투자를 통해 우리나라 회계산업이 지능형 회계서비스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세웠다.

 

한편, 지난 3월에는 공인회계사 시험과 실무수습교육 제도 개선 TF가 출범해 IT 관련 내용의 비중을 높여나가야 한다는 논의도 등장한 바 있어, 회계사가 갖춰야 할 디지털 역량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거듭 확인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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