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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5.17. (금)

차세대 시스템 여진 언제까지…

전자세정의 새로운 지평을 구축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아 온 차세대 국세행정시스템이 지난달 23일 개통했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개발기간만 무려 4년이 걸렸고, 총 사업비는 2천302억원에 달한다.

 

이 차세대 시스템이 개통 초반부터 ‘버그 투성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현재는 대부분 조치됐지만) 홈택스 접속 지연, 전자세금계산서 발급 오류, 지급명세서 제출 오류(지연), 양도세 전자신고 불가 등으로 인해 납세자 및 세무대리인들의 불만이 폭주했다. 지금도 서비스 장애에 따른 민원이 계속되고 있다. 

 

납세자 뿐 아니라 국세청 직원들도 갖가지 프로그램 결함으로 행정에 애로를 겪고 있다. 특히 오류가 많은 징세분야에서 직원들의 우려가 컸다. 

 

일단 국세청은 ‘새 프로그램 개발후 안정화 기간’을 내세워 어느 정도의 불편은 감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납세자를 향해 “오픈 초기 예상하지 못한 오류로 인한 접속지연이나 서비스 일시 중단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당당히 말하고 있다.

 

국세청이 예상하는 안정화 기간은 5월 종합소득세 신고를 치른 후인 6월 정도까지다.

 

4년에 걸쳐 개발한 시스템을 일단 오픈부터 해 놓고 법인세·부가세·소득세 등 핵심 세목의 신고를 거치는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그때그때 조치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좀 심하게 얘기하면 3~6월까지 약 4개월간 납세자와 세무대리인들은 차세대 시스템 시험용이 되는 셈이다.

 

‘아무리 시스템 오픈 초기라도 오류를 당연시하면 되느냐’는 외부의 비판에, 우리나라 시스템 개발 여건을 감안할 때 안정화 기간은 필수적인 것이라는 변명에 수긍해 주고 싶지만, 오픈 전후 관리가 너무 허술하게 이뤄지고 있는 점을 떠올리면 비판에 가세할 수밖에 없다.

 

오픈 초기 예상치 못한 오류가 있더라도 즉시 사후조치를 해줬으면 될 일이다. 그러나 ‘국번없이 126번’을 통해 홈택스 상담을 해 주겠노라 했는데 납세자나 세무대리인이나 ‘불통’이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세무서로 전화를 돌려도 응급처치를 제대로 못 받았다고 이구동성이다.

 

또 하나. 홈택스 회원가입, 전자세금계산서 발급, 지급명세서 전자제출, 공인인증서 이용 등 목전의 서비스와 관련해 오류 가능성과 이용방법, 조치방법 등을 시스템 오픈 이전에 왜 대대적으로 안내하지 않았느냐는 지적도 많다. 

 

현재 차세대 시스템은 조금씩 진정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그렇지만 이달 법인세, 다음달 부가세, 5월 종소세 등 핵심 3개 세목의 신고가 남아 있다. 이 과정에서 오류는 계속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응급처치라도 제때 이뤄질 수 있도록 세심한 행정을 펼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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