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없어 지난해 2회 유찰에도
NXC 물납주식 80% 현금화 가정해
올해 533억5천만원의 70.2배 편성

정부가 내년 세입예산에 국세 물납주식 매각대금 3조7천441억원을 반영했다. 올해보다 3조6천908억원이나 많은 규모다. 그러나 지난해 2회 유찰된 경영권 없는 물납주식 매각이 실패할 경우 대규모 세입 결손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7일 임광현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기획재정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2025년 세입예산’에 국세물납주식 매각 대금 3조7천441억원을 반영했다. 이는 해당 세입예산 항목의 올해 예산액인 533억5천만원에 비해 3조6천908억원 늘어난 것이며 70.2배 증가한 규모다.
국세물납은 상속세 납부시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현금 대신 주식 등 법에서 규정한 자산으로 세액을 대신 납부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정부는 엔엑스씨(NXC) 물납주식을 현금화해 세액을 충당하겠다는 방안이다. 지난해 넥슨 창업주일가가 상속세 대신 납부한 ㈜엔엑스씨(NXC)의 비상장 주식 85만1천968주로,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신규 수탁 당시 평가액은 4조7천149억원이었다.
그러나 한국자산관리공사는 지난해 12월 두차례에 걸쳐 지분 공매에 나섰으나 모두 유찰됐다.
두 차례 유찰의 원인으로는 정부가 보유한 엔엑스씨 지분율은 30.64% 대비 창업주 일가가 보유한 지분 67.67%을 고려하면 경영권을 행사할 수 없는 수준이며, 비상장사이므로 수익 거래가 용이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넥슨과 엔엑스씨 등 관계사 법인과 대주주가 다시 물납주식을 되사오는 방안이 거론되지만 이 경우 국유재산법상 특수관계인의 저가매수 금지 규정에 따라 물납 당시 평가액 4조7천억원 이상으로만 매수가 가능하기 때문에 자사주화 등의 매입은 용이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정부는 엔엑스씨 물납주식의 약 80%인 3조7천억원 가량이 내년에 현금화될 것이라고 가정해 세입예산을 편성했다. 내년 물납주식 매각을 통해 충당할 재원 전체의 약 99%를 차지하는 규모다. 지난 8월까지 매각된 물납주식은 총 193억원으로 올해 예산액 534억원의 36.1%에 불과한 상황이다.
임광현 의원은 “물납주식 매각은 해당 물건이 금전 납부되었을 경우와 동등한 세입을 확보하기 위해 매각가치를 극대화하는 구체적 방안이 필요하나, 정부의 계획은 두 차례 유찰을 거쳐 성공보수 지출이 수반되는 수의계약을 통해 매각 주간사를 선정하려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2년간 85조원의 세수입이 결손되는 상황에서 부실한 대규모 세입 계획이 추가적인 세수 손실로 이어질 우려가 크므로 이를 방지하고 재정수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기획재정부는 NXC 물납주식 매각여건 변화, 매각을 위한 정부의 노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NXC 물납주식 매각대 일부를 내년도 세입예산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금리 하락 등에 따라 M&A 시장이 활발해지는 가운데, NXC 기업 가치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자회사(넥슨재팬)의 주가도 경영실적 호전으로 상승하는 등 매각을 위한 대내외 여건이 개선되고 있다.
기재부는 매각 규모 등을 감안할 때 공개입찰 등 통상적인 매각방식의 한계에 따라 M&A 경험이 풍부하고 전문성이 높은 증권사를 매각주간사로 선정해 보다 적극적으로 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미래의 미확정성을 이유로 세입예산에 계상하지 않을 경우 정부가 NXC 물납주식 매각의지가 없다는 잘못된 신호가 시장에 전달될 우려가 있다는 점도 감안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