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가족들에게 서기관 승진이란 어떤 의미일까?
"당신, 고생, 동료 희생, 축하, 사랑, 건강, 가족여행…"
강민수 청장 "아쉽게 탈락하신 분들에…진심으로 위로"




국세청이 29일 세종청사 3층 대강당에서 서기관 임명장 수여식을 개최한 가운데, 승진을 축하하기 위해 행사에 참석한 가족들은 그간의 노고를 격려하고 앞으로의 희망을 얘기했다.
앞서 국세청은 지난 25일자로 단행한 상반기 서기관 승진인사에서 15년 만에 최대 인원인 41명의 서기관 승진자를 탄생시켰다.
특히 올해 승진인사에선 2021년부터 고착됐던 '2급 지방청, 1년에 1명 서기관 승진' 공식에서 탈피해, 1급 지방청 뿐만 아니라 4년만에 본청과 7개 지방청 모두가 승진 잔치를 벌였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진행된 서기관 임명장 수여식에서는 승진자들은 물론, 안팎으로 내조해 온 가족들도 참석해 승진이 곧 한 명의 기쁨이 아닌, 가족 모두의 영광이자 국세청의 잔치임을 여실히 보여줬다.
승진자 가족들이 사전에 녹화한 축하 영상 상영과 함께 시작된 임명장 수여식에서는 일터에서 쉼 없이 노력해 온 승진자들의 열정에 대한 격려와 축하 그리고 가족 간의 사랑 얘기가 넘쳐났다.
가족들이 전한 영상엔 “이젠 제발 건강을 챙겨달라”는 걱정의 마음이, 또 다른 가족은 “월급이 오르니 용돈 더 달라”는 애교를, 매일 매일 일에만 매달렸던 까닭에 가족과의 시간이 없었음을 투정하며 “가족여행 한 번 가보자”는 재촉도 연신 이어졌다.
첨탑 모양의 인사구조로 인해 정부부처 내에서도 치열하기로 악명(?) 높은 국세청에서 서기관 승진의 영예를 안은 주인공들의 소감발표에선, 그간의 애절했던 사연과 그 과정에서 힘이 되어 주었던 동료·가족, 그리고 앞으로 짊어져야 할 공직자의 자세가 회자됐다.
최정현 국세청 국제협력담당관실 서기관은 “이번 승진이 권한이 아닌 책임을 부여 받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승진의 의미를 해석했으며, 장영호 부산청 인사팀장은 “승진은 주변의 동료들이 시켜주는 것”이라며 함께 있는 동료들에게 승진의 영광을 돌렸다.
장은수 국세청 징세과 서기관은 “본청 근무를 통해서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없다는 것을 알았고 이젠 후배·동료에게 먼저 손을 내밀고, 작은 힘이 되어 주겠다”고 말했으며, 최종기 대구청 운영지원과장은 학창시절 수돗물로 배를 채웠던 시절에서 벗어나 서기관 승진의 꿈을 이룰 수 있게 해 준 국세청과 강민수 국세청장, 그리고 가족들에게 "만세" 삼창을 했다.
이어진 임명장 수여식에서 강민수 국세청장은 승진자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가족 대표에게는 꽃다발을 안겼으며, 기념사진 촬영을 위해 단상에 오르는 가족들을 향해 연신 고개를 숙이며 국세행정 헌신에 감사와 존경을 표했다.
이날의 주인공들에게 아낌없는 축하를 보낸 강민수 국세청장은 승진을 위해 오직 앞만 보고 달려온 41명 모두에게 “남들 모르게 눈물 차오르는 시간을 버티고 버텨, 오늘의 영광을 안게 됐다”고 그간의 노고를 치하했다.
또한 승진자를 확정하기에 앞서 지난 두달간 깊었던 고민의 흔적을 짧은 영상으로 예시한 뒤, “최선이자 최고의 기준인 ‘일 하나는 제대로 하는 국세청’, 이것을 가지고 승진자를 뽑았다”고 인사기준을 소개했다.
특히, 41명 주인공들의 공통점과 특이점을 일일이 설명하며 이번 승진인사의 공감대를 이끌어 낸 강 청장은, 서기관 승진의 의미에 대해 다시금 강조하며 승진자들의 각오를 주문했다.
강 국세청장은 “이제 서기관 승진의 의미를 다 알 것”이라며, “서기관 승진을 한 것은 이제 곧 세무서장으로 나간다는 것으로, 세무서장은 국민과 납세자를 대하는 최접점에 서서 고생하는 우리 직원을 잘 보듬고 다독여서 '일 하나는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승진의 기쁨이 있으면 탈락의 슬픔이 있기 마련, 강 청장은 “아쉽게 탈락한 다른 분들은 이 자리에는 없지만 진심으로 위로와 격려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한편, 33년 전 자신의 사무관 초임 시절인 제주세무서 당시 찍은 사진과, 22년 전 본청 국제세원에 재직할 때 외국계기업의 스톡옵션 행사소득 관련 소송 수행자로 자원해 237억원의 승소 사례를 들려주며 “여러분의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 부디 당신의 가장 행복한 시절이 앞으로 계속, 계속, 계속 되기를 두 손 모아 빈다”고 축사를 마쳤다.
강민수 국세청장의 축사와 기념촬영을 끝으로 임명장 수여식은 종료됐으며, 승진자 가족들은 국세청 청사 1층 구내식당에 마련된 오찬 행사장으로 발걸음을 옮겨 단란하면서도 행복한 식사시간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