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국세청장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하라."

최근 이주성(李周成) 국세청장이 본청 간부회의와 본청 과장들로부터 결재를 받는 과정에서, 특히 각급 지방청을 초도순시한 자리에서 던진 화두(話頭)가 연일 세정가의 화제다.

내가 대통령이라면, 아니 내가 국세청장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의 입장에서 기획하고 업무를 추진하라. 부실과세를 축소하겠다. 읍참마속(泣斬馬謖)의 심정으로 책임세정을 전개하겠다. 현실에 입각해 실현 가능한 업무를 추진하라. 세무서장 중에서도 부이사관 승진을 고려해 보겠다. 국세청의 명예를 걸고 부동산 투기 조사를 실시하겠다. 중부청이 무슨 보충대인가, 중부청의 위상을 세우겠다. 등등….

이러한 李 국세청장의 메시지에 대해 국세청의 한 관계자는 "청장께서 철저한 실용주의자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어찌 보면 국세청의 치부(?)라고까지 할 수 있는 부실과세문제를 거론해 잘못 과세한 직원에게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책임까지 묻겠다고 한 부분은 사뭇 의미심장한 대목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본청의 某과장은 "청장께서 정책을 기획하고 입안할 때 내가 대통령이라면, 국세청장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의 입장에서 하라고 강조했다"면서 "그 말씀은 맞지만, 일개 과장의 시각으로 업무를 추진하다 보니, 청장의 기대에 부응을 못해 답답할 때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세청의 한 고위 관계자는 "청장께서 던진 이같은 화두의 모토는 결국 국세청의 위상을 재정립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로 해석하고 싶다"고 부연 설명했다.

한편 李 청장은 "한번 한다면 반드시 실행에 옮기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가 1만7천여 국세공무원들에게 던진 화두는 매번 인사에서 고스란히 나타날 것으로 세정가는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