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국 런던올림픽 탓에 밤을 설쳤던 국민들이 많다. 한국 선수들이 출전하는 매 경기마다 숨죽이고 바라보는 긴장감은 XXX급 호러무비 저리 가라 할 정도였다.
그러나 일순간 무더위보다 더한 열기를 폭발시키는 일이 가끔씩 발생했으니 바로 심판의 오심이다.
지난 4년간 오직 이 순간만을 위해 피와 땀을 흘려 온 선수들은 물론,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마저 허탈할 따름이다. 공정해야 할 심판 판정이 무너지는 순간, '우정과 연대, 페어플레이'라는 올림픽 정신은 결국 설 곳이 없게 된다.
국세청은 지난 1일 인트라넷을 통해 올해 사무관 승진내정자 인사를 오는 9월 초순께 단행할 계획임을 공지했으며, 총 140명 내외의 승진내정자를 꼽는 과정에서 무엇보다 공정하고 투명한 승진심사를 이번 승진심사 운영원칙으로 내걸었다.
이를 위해 각 승진후보자들에 대한 업무성과(근평), 역량평가(BSC)와 함께 이달 14일부터 예정된 역량평가를 반영한 인사권자의 책임 추천제를 기반으로 할 것임을 제시했다.
국세청은 인사와 관련한 잡음을 없애기 위해 승진 후보자가 속한 각 부서에서 추천하고, 지방청에선 자질을 검증하고, 지방청장이 재차 추천하고, 다시금 검증하고, 국세청 인사위원회가 심의하고, 승진심사위원회가 재차 심사하는 등 몇겹의 검증·심사를 하고 있다.
그럼에도 인사발표 전후로 여전히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더러는 그럴듯한 흔적(?)마저 발견된다.
이번 사무관 승진 후보자를 올림픽 경기에 나선 선수로 본다면, 추천권자 및 승진심사위원회는 심판으로 치환할 수 있다.
경기에 나선 선수는 자신의 획득한 점수가 몇 점인지? 순위가 얼마인지?를 정확히 알 수 있으나 이번 사무관 승진 경쟁에 나선 국세청 직원들은 이 모든 것이 그저 깜깜할 뿐이다.
근평은 물론, BSC 및 역량평가 순위를 자신이 모르는 마당에 심판이 아무리 공정하다고 외쳐댄들 쉽게 수긍이 갈 수 없는 대목이다.
결국 수겹의 인사검증시스템을 만드는 것보다, 승진인사 전 과정을 명확히 공개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손쉽고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시스템이다.
이와 관련, 국세청이 최근 관서장 이상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근평 공개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 여부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국세청 내부적으로도 공정한 인사를 위해선 더이상의 형식논리에서 벗어나 가장 기본적인 것에 충실해야 한다는 인식 전환이 읽혀지는 긍정적인 변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