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시장을 놓고 세무사와 공인회계사, 변호사 세 자격사가 대격돌을 예고하고 있다. 싸움의 근원적인 발단은 세무시장의 주인격인 세무사다.
지난해말 공인회계사에 대한 세무사 자동자격 부여 폐지를 내용으로 하는 세무사법과 세무사도 재무진단업무를 할 수 있는 내용의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을 이뤄내면서 공인회계사들을 자극했다.
지난해 국회 대결에서 패해 두 건의 대형 법률 개정을 지켜봤던 공인회계사들은 심기일전의 자세로 반격을 예고했다.
지난 6월 1만5천여 공인회계사들의 선장으로 새로 취임한 강성원 한국공인회계사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위축된 세무업무를 늘리는데 전념하겠다"고 공세를 취했다.
선거공약인 '세무대리업무의 독자성 확보를 위한 공인회계사법 개정, 세무대리에 관한 법률제정 강력 추진'을 위해 회 조직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공인회계사의 세무대리업무 독자성 확보를 위해 '세제발전위원회'라는 특별조직을 만들고 사무국을 팀제로 완전 전환해 세무업무지원팀, 정책기획팀, 법제팀 등의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본격적인 반격 태세를 갖춘 것이다.
언듯 봐서는 공인회계사들이 수세에 몰린 것 같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최근 5년 동안 조금씩 세무시장을 늘려온 온 사실이 드러난다.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회계법인들의 세무업무 비중은 지난 2007 사업연도 기준 20.9%에서 2011 사업연도 기준 25.0%로 5년 동안 5% 늘었다.
변호사들은 겉으로는 태연한 척 하지만 최근 대법원이 2004년 이후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변호사는 세무사 등록을 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린 이후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부터 매년 1천500명 가량의 로스쿨 출신 변호사가 쏟아지고 이들 가운데 세무업무를 다룰 가능성이 큰 상경계열 전공자가 상당수에 달한 점을 놓고 볼 때 변호사들의 세무시장 진출은 앞으로 빠르게 늘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세무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세 전문자격사를 고객들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고객들 입장에서는 세무분야에서 좀 더 '전문성'이 있는 자격사를 선택하면 되기 때문에 이들의 경쟁을 좋지 않게 볼 이유가 없다.
역으로 세 전문자격사들도 세무시장에서의 생존법을 '전문성 확보'에서 찾아야 한다.
세무사법 개정도, 공인회계사법 개정 추진도, 등록관련 대법원 판결도 그 최종 수혜자는 자격사가 아니라 고객인 국민이 될 것이기 때문에 '전문성 경쟁'에서 승자가 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