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이 지난달 28일 개최한 2012 AEO 우수사례 경진대회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번 경진대회에선 총 8개의 출품작이 본선에 오른 가운데 기아자동차가 대상을, 그 외 7개 출품작엔 금·은·동·장려상 등이 수여됐다.
본선에 진출한 출품작에 대해선 예외없이 시상한 것으로, 본선 진출 경쟁률이 4 대 1인 점을 감안하면 시상의 필요성 또한 없지 않다.
지난해 첫 개최된 2011 AEO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는 SK하이닉스가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비록 두차례 밖에 열리지 않았지만, AEO경진대회에선 유독 대기업의 활약이 눈부시다.
대상은 물론, 금상과 은상·동상·장려상에 이르기까지 본선에 진출한 AEO활용사례 거의 전부가 대기업 일색이다.
올해 5월말 현재까지 국내에서 AEO 공인을 획득한 기업<물류·관세사무소 등 포함>은 총 312개 업체로, 이 가운데 중소기업은 130여개에 달한다.
전체 AEO 공인업체 가운데 40%에 달하는 비율로, 이번 AEO 경진대회에서 중소기업의 본선 진출비율과 비교해 보면 크게 차이가 난다.
AEO 공인을 획득하는 과정 뿐만 아니라 활용능력면에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차이가 심각한 것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중소기업에 대한 공인 확대도 중요하나 더욱 필요한 것은 중소기업이 AEO 공인을 획득한 이후 활용능력을 제고하는 것이 분명해진다.
그러나 관세청의 AEO제도 운영실태를 살펴보면, 良질(質)보다는 여전히 양(量)에 집착하고 있지 않나 하는 의심이 든다.
실제로 관세청이 발표한 AEO 활동사례에 따르면, AEO 제도 도입 3년만에 300여개의 AEO 공인업체를 배출했으며, 이는 세계 6위 수준이라는 자화자찬이 뒤따르고 있다.
AEO공인 혜택을 상대방 국가와 공유하는 상호인정협정(MRA) 또한 한국이 세계 2위임을 홍보하고 있으나, 1·2차의 AEO 우수사례 경진대회 결과처럼 대기업에 혜택이 더 크게 돌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관세청은 올해 중소기업 AEO공인 획득 지원사업을 통해 60여개에 가까운 중기업체에 지원금을 배부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AEO공인획득을 지원하는 것이 나쁘다고 할 수 없으나, 활용능력도 부족한 중소기업에 세금을 쏟아 붓는 것이야말로 하로동선(夏爐冬扇)과 다르지 않다.
지금이라도 AEO 인증 숫자에 얽매이지 말고, 중소기업의 AEO 활용능력을 제고한 이후 인증서를 수여하는 것이 순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