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청 일선 Y 세무서장의 본청 대기발령 인사조치 후 국세청이 그간 기울여 온 세정청렴 노력이 다시금 국민심판대에 올랐다.
잊을만하면 터져 나오는 세무공직자의 비리혐의 연루설에 국민들은 짜증과 함께 “역시 국세청은~”이라며 불신의 벽을 한 겹 더 쌓고 있다.
검·경 갈등이라는 일부 언론의 물타기성 보도와, 당사자인 Y 세무서장의 일절 해명도 없는 상황에서 ‘부패 세무공직자’라는 낙인을 찍는 것이 섣부른 판단일 수 있으나, 적어도 국세청이 그간 노력해 온 ‘청렴세정’이 손상됐음은 분명해 보인다.
따지고 보면, 국세청 스스로 이같은 우환을 불러 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이현동 국세청장은 지난 6.26일 본청 회의를 주관하면서 “대외 활동을 하면서 사익(私益)을 추구하는 관리자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 국세청장은 당시 회의에서 마음속에 중심이 하나 있으면 충(忠), 중심이 두개 있으면 환(患)임을 적시하며, “간부들이 대외활동을 하면서 자신의 위세를 자랑하거나, 개인적 명예나 이익을 추구하는 것 모두 환에 해당한다”고 관리자들의 대외활동을 경계했다.
공교롭게도 구설수에 오른 Y 세무서장의 경우 자칭 대표적인 대외활동가(?)로 꼽힌다.
국세청 상당수 직원들도 이같은 얘기에 별반 이견을 달지 않는 것을 보면, Y 세무서장이 그간 국세청의 대외 활동시 나름 역할을 담당해 온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그가 대외활동을 하면서 보여 온 행적이 충(忠)인지, 또는 환(患)인지?를 보다 신속하고 명민하게 판단했어야 할 인사권자의 자질이다.
국세청 모 관계자는 “이번 사건이 발생하기 이전부터 Y 서장에 대한 얘기가 세정가에 퍼져있었다”며, “본청에서도 이같은 얘기를 알고 있었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계속해 중용했다”고 전했다.
국세청이 추구해야 하는 단 하나의 목표는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는 국세청’으로, 이 국세청장 또한 공정세정이야 말로 국세청의 존립가치임을 제시한 바 있다.
대외활동가 보다는 국세청 본연의 일이라 할 수 있는 ‘세수조달과 공정세정’에 힘을 쏟는 관리자가 많을수록 국민불신은 저절로 허물어 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