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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6.26. (수)

[취재파일]주류구매카드제 보완이 필요하다


"누가 그냥 인수할 사람이 있으면 넘겨버리고 싶습니다."

70평생을 가업(家業)으로 성실하게 주류도매상을 경영해 온 광주시내의 중견 주류업체 K某 사장의 푸념이다.

최근 주류구매카드 편법 사용 및 주류유통구조의 문제점에 대한 내용이 여론화되자 감독관청인 국세청이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면서 주류도매업계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국세청이 사업자들의 수입(부가세)금액 누락을 막기 위해 현금영수증 사용을 권장하면서 소비자들의 신용(현금영수증)카드 사용이 늘어나고 있어, 유흥업소들이 매입(세금계산서)자료를 맞추기 위해 주류 구매시 세금계산서를 과다하게 요구하는 등 불법거래가 성행하고 있다.

종전에는 유흥업소들이 주류 구매시 세금계산서 매입을 꺼려했으나 소비자들의 카드 사용이 늘어나면서 실제거래 금액보다 많은 세금계산서를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광주청의 관계자는 최근 발생한 주류구매카드 편법 사용은 제도적으로 보완이 필요하지만, 특히 광주지역이 타 지역에 비해 주류 공급시 도매 마진율이 높은데 따른 부작용으로 분석하고 있다.

광주지역의 주류도매시장은 광주시내의 24개 기존 도매업체를 비롯해 인근 군(郡)단위 지역의 26개 도매업체를 포함, 50여개의 주류 도매상이 거래처 확보를 위해 성업 중인 가운데 일부 도매장들이 과열경쟁을 벌이고 있어 무자료 거래 등 주류유통질서가 혼탁해지고 있다.

특히 광주지역의 도매 마진율이 25%로 타 지역(10∼15%)에 비해 높다 보니, 일부 도매업체들이 회사운영을 지입차제로 편법 운영하면서 소속회사에 7%의 마진을 입금시키고 13%를 지입차주가 챙기는 수법으로 불법영업을 하고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도매업체들이 거래처 확보시 비용 부담과 경기침체에 따른 유흥업소 부도로 인해 많은 손실을 감안할때 25% 마진율이 결코 높은 것은 아니며, 대부분의 도매업체들이 경영난을 겪으면서 도산위기에 처해 있다고 속사정을 털어놨다.

그는 또 최근 일부 여론에서 주류 유통과정 편법운영 지적과 관련, 새로운 경영진이 해당 주류도매업체를 인수하면서 지입차주들이 변칙영업을 하고 있어, 이를 바로잡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했다.

지역 주류협회 관계자는 주류유통과정에서 일부 도매업체들이 편법영업을 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도매업계 전체가 그런것은 아니며, 대부분의 도매업체들은 주류정상거래 질서확립에 앞장서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감독관청인 국세청은 주류구매카드제 보완과 함께 도매업체의 정상거래 확립방안에 대해 심도있게 검토한 후 법과 질서를 지키는 범위내에서 정상적인 영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갖고 지도·감독을 강화해야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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