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이후 4년9개월만 최대 낙폭
2년10개월째 기준선 하회... 역대 최장기
트럼프 2기 출범, 탄핵정국 등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의 경제심리가 얼어붙었다.
한국경제인협회는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내년 1월 BSI 전망치는 84.6을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2022년 4월(99.1)부터 기준선 100을 2년10개월 연속 밑돌며 기업 실적 악화가 장기화하는 모양새다. 이는 1975년 조사가 시작된 이래 역대 최장기 연속 부진 기록이다.
1월 BSI 전망치 하락 폭도 컸다. 2024년 12월(97.3) 대비 12.7p 하락한 수치로 코로나19가 본격화됐던 2020년 4월(△25.1p) 이후 4년 9개월만에 최대 낙폭을 보였다.
특히 제조업(84.2)과 비제조업(84.9) 모두 동반 부진이 예상돼 먹구름이 드리웠다. 특히 제조업 BSI는 올해 3월(100.5) 이후 10개월 연속 기준선 아래에 머물고 있다. 지난달 긍정 전망(105.1)을 보였던 비제조업 BSI(84.9) 역시 한 달 만에 20.2p 급감하며 기준선 아래로 떨어졌다.
제조업 세부 10개 업종 중에서는 △전자 및 통신장비(105.3)가 유일하게 기준선을 웃돌며 호조 전망을 보였다. 기준선에 걸친 △의약품(100.0)을 제외한 나머지 8개 업종은 업황 악화가 전망된다.
비제조업 세부 7개 업종 중에서는 연말‧연초 직접적인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운수 및 창고(103.8)가 유일하게 호조 전망을 보였다. 기준선 100에 걸친 △전기·가스·수도(100) △여가·숙박 및 외식(100)을 제외한 4개 업종은 업황 악화가 전망된다.
1월 조사 부문별 BSI는 모든 부문에서 부정적으로 전망됐다. 내수(88.6), 수출(90.2), 투자(89.4)는 2024년 7월 이후 7개월 연속 동반 부진했다.
특히 내수 BSI(88.6)는 2020년 9월(88.0) 이후 52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수출 BSI(90.2) 역시 2020년 10월(90.2) 이후 5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내수와 수출 모두 위험신호를 켰다. 투자 BSI(89.4)는 2023년 4월(88.6) 이후 21개월 만의 최저치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트럼프 신정부 등 대외 경영환경 변화에 더해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환율 변동성 확대, 내수부진 장기화 등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며 "환율 안정 노력과 함께 산업활력 회복을 위한 지원 등 경제 살리기에 만전을 기하고, 경영 불확실성을 가중시키는 입법논의를 지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