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이 메일 것 같아 퇴임사를 읽지 못할 것 같습니다."
박찬욱 서울국세청장은 25일 11시 전군표 국세청장이 참석한 제32대 서울청장 명퇴식에서 이같이 서두를 밝힌 뒤 "청춘을 바쳐 국세청과 함께한 38년 11개월이라는 긴 항해를 끝내고 공직생활을 마무리 하는 지금 만감이 교차한다"면서 "오늘 자신을 이 자리에 올 수 있도록 보살펴 준 여러분 들이 주마등 처럼 스쳐간다"고 밝혔다.
박 서울청장은 특히 "먼저 이처럼 성대한 취임식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해준 전군표 국세청장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부족한 점이 많은 저와 함께 지난 9개월 동안 헌신적으로 소임을 다해주신 서울청과 관내세무서 직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거듭 밝혔다.
전군표 국세청장은 격려사를 통해 오늘 아쉽지만 좋고 기분 좋은 날이다. 총리, 장관 등 직위를 불구하고 공무원이 업적을 이뤄낸 성과를 놓고 이렇게 명예로운 퇴임은 여러모로 좋은 것 아니냐"면서 형님 같은 분과 석별의 정을 나눈다"고 격려했다.
[박찬욱 서울청장 취임사 전문]
저는 오늘 정든 국세청과 여러분 곁을 떠나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청춘을 바쳐 국세청과 함께 한 38년 11개월이라는 긴 항해를 끝내고 공직생활을 마무리 하려는 지금, 만감이 교차하고 저를 영예로운 이 자리까지 올 수 있도록 보살펴 주신 여러분들의 얼굴이 주마등처럼 스쳐가고 있습니다.
먼저 이처럼 성대한 퇴임식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시고 직접 참석하여 저의 가는 길을 축하해주시는 국세청장님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부족한 점이 많은 저와 함께 지난 9개월 동안 헌신적으로 소임을 다해 주신 서울청과 관내세무서 직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1968년 6월, 약관의 나이에 수원세무서에서 국세청과 인연을 맺은 이래, 오늘까지 저의 인생은 항상 국세청과 함께 였습니다.
국세청의 영광은 곧 저의 보람이었고, 국세청의 근심은 저의 아픔이었습니다.
많은 선배들은 저에게 둘도 없는 선생님이셨고, 후배들은 진정 사랑스런 동반자 였습니다.
특히 지난해 7월, 국민이 공감하는 따뜻한 세정의 기치 아래 출범하신 전군표 청장님께서 취임일성으로 "하위직급에서 출발해도 능력있고 열심히 하면 고위직까지 오를 수 있는 길을 반드시 열어가겠다"고 말씀하신 후 그 첫 번째 실천으로, 당시 본청 조사국장이던 저를 서울청장에 발탁해 주셔서 여러분들과 인연을 맺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 때 우리 조직 안팎에서 많은 분들이 자기 일처럼 기뻐해 주시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이 자리를 빌어 모든 분들께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명예퇴임은 본인의 노력보다 상사, 동료, 부하직원 그리고 가족들의 도움없이는 결코 이루어 낼 수 없는 "공직생활의 소중한 열매"라는 생각이 새삼 듭니다.
청장님께서 앞서 치사를 통해 저에 대한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습니다만, 돌이켜보니 만족스럽지 못한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납세자의 어려운 사정을 균형감각을 갖고 역지사지 심정으로 충분히 헤아리지 못한 점, 그리고 고생하는 직원들에게 좀 더 따뜻하게 감싸주지 못한 아쉬움이 남습니다.(중략)
청장님께 용기를 북돋우어 드리는 뜻에서 힘찬 박수를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훌륭한 선배, 동료와 후배들이 서로 배려하고 단합하는 전통적인 조직문화를 바탕으로 우리 국세청은 모든 이로부터 사랑받는 기관이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으면서 이 자리를 떠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07년 4월 25일 서울지방국세청장 박찬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