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지난 1월 예고한 대로 부가가치세 사후검증(신고내용확인)이 이달 하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사후검증은 부가세 신고 이전에 성실신고를 하라는 취지에서 국세청이 다양한 안내 자료를 ‘신고도움서비스’를 통해 제공했는데, 제공한 안내 자료를 신고서에 제대로 반영했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앞서 국세청은 지난 1월 작년도 2기분 부가세 확정신고를 앞두고 모든 사업자에게 과거 신고 현황을 분석한 자료를 제공했다. 또 동일 업종의 매출·매입 분석 자료와 세법 개정 내용 및 해석 사례, 대법원 주요 판례, 실수하기 쉬운 사례 등도 안내했다. 특히 전체 신고 대상 941만명 중 123만명 사업자에게는 맞춤형 도움 자료를 보냈다. 이 도움 자료는 개별분석자료나 마찬가지인데, 국세청 내외부 자료와 신용카드 등 과세기반 자료를 분석한 것이며, 이전 신고 때보다 대상을 6만명이나 늘렸다. 성실신고 관리 대상자를 매년 늘려 더 촘촘하게 부가세 신고 관리를 펼친다는 뜻이다. ◆어떤 사업자가 사후검증 받나? 원칙적으로, 부가세 신고 이전에 국세청이 안내한 다양한 자료를 신고서에 제대로 반영했는지를 점검해 미반영 사업자를 사후검증 대상으로 뽑는다. 또한, 특정 항목의 신고 적정 여부도 검토해 신고 내용에 오류가 있거나 내용을 누락한 사업자는 검증 대상이 된다. 이번 신고에 앞서 국세청은 면세 관련 매입, 사업 무관 비용, 현금매출 누락을 대표적인 사후검증 유형으로 제시한 바 있다. 예를 들어 같은 소재지에서 부동산임대업과 학원업을 동시에 하고 있다면 사후검증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상가를 취득해 비주거용 건물 임대업으로 사업자등록을 하고 부가세를 환급받고서는 실제로는 면세 학원업에 사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학원업 등 면세 사업에 사용할 목적으로 상가를 샀다면 학원업에만 사용해야 한다. 업무와 무관한 자문 용역비를 매입세액 공제한 경우도 검증 대상에 오를 전망이다. 자기의 과세사업 확장을 위해 다른 기업 주식 취득과 관련한 자문용역에 대해서는 부가세 매입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과세사업 확장 목적이 아닌, 매각을 전제로 한 단순 투자 목적 주식 취득에 대한 자문용역 같은 경우는 사업과 관련이 없는 매입세액에 속한다. 사업과 무관한 고가 오토바이를 사서 매입세액을 부당하게 공제받거나, 대표가 개인적으로 사용할 골프회원권을 법인 명의로 사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해외 쇼핑몰에서 자가 사용 목적으로 구매한 물품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하면서 비사업용 계좌로 대금을 받아 현금 매출을 신고 누락한 경우도 사후검증 대상이 된다. 특히 국세청은 외국인 관광객의 증가로 공유 숙박 시장이 더 커짐에 따라 이 분야 사업자에 대해 점검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공유 숙박은 최근 BTS 공연 등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더 주목받고 있는 업종이다. 법인 재고품을 몰래 빼돌려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개인 거래로 위장 판매하는 사업자도 검증 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몇명이나 사후검증 받나? 한 해 부가세 사후검증 대상은 3천명에서 조금씩 줄어 현재는 2천700명 안팎에서 진행되고 있다. 올해는 중동 전쟁, 미국 관세정책 등 외부변수로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작년과 비슷한 수준에서 검증 대상을 선정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세청은 작년에 부가세를 잘못 신고한 2천700명 사업자에 대해 신고내용확인을 벌여 427억원을 추가 징수한 바 있다. 2024년엔 2천700개 사업자에 대해 359억원을 추징했다. 공유 숙박 사업자도 2024년 치이지만 728명에 대해 83억원을 추징했으며, 중고거래 플랫폼 사업자는 작년에 69명의 신고 상황을 점검해 1억8천만원을 추징한 바 있다. ◆사후검증 안받는 사업자는? 국세청은 지난 1월 소상공인을 위한 총 9가지 민생지원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대책에는 올해 상반기까지 신고내용확인을 제외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소규모 자영업자와 수출 중소기업 등은 부가가치세 및 종합소득세 검증 대상 선정단계부터 원칙적으로 제외한다. 소규모 자영업자는 업종별 기준금액 미만 사업자로, 도·소매 6억원, 제조·음식·숙박 3억원, 부동산임대 7천500만원 미만이 대상이다. 다만, 매출 누락이나 부당 환급 등 명백한 탈루혐의가 확인되면 사후검증을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