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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9.21. (토)

내국세

[포럼]국회 상정 특별소비세법 개정안-진단과 전망

대중가전제품 稅인하 내수진작 유도


정부와 여당이 특소세 인하 및 폐지안을 국회에 제출하자 관련 업계와 소비자들은 매출 증대와 가격 인하에 잔뜩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자동차와 일부 대중 가전제품 등의 특소세 인하 및 폐지에 대해서 여·야간 입장차가 커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내달초 시행 일정으로 추진되고 있는 특소세 인하 효과에 대해 진단과 전망을 했다.〈편집자 註〉


승용차에 대한 특별소비세율이 1년간 한시적으로 낮아짐에 따라 제품 가격이 인하된다. 또한 소득수준이 향상됨에 따라 대중화되고 있는 에어컨 및 가구류 등 생활용품과, 골프용품 모터보트 수상스키용품 등 레저용품의 세율도 현행 30%에서 20%로 인하된다.

이와 함께 학교 등의 시청각 교재와 예술창작용으로 주로 사용되는 프로젝션텔레비전 및 고급사진기, 과세실효성이 낮은 녹용, 로열젤리 및 향수도 과세대상에서 제외될 뿐만 아니라 유흥주점에 대한 특소세도 2년 동안 없어진다.

정부와 민주당은 최근 내수 진작으로 경기 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해 이같은 내용을 담은 법안을 상정해 국민의 세금부담 경감과 세제의 단순화를 추진키로 결정, 국회 재경위를 거쳐 다음달 중순 본회의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특소세 인하방안에 따르면 공기조절기, 영사기·촬영기, 귀금속(2백만원 초과분), 시계·모피·가구(2백만원 초과분) 등 생활용품과, 투전기 골프용품 모터보트 요트 수상스키용품 윈드서핑용구 및 행글라이더 등 레저용품의 세율을 현행 30%에서 20%로 인하해 중산층의 세금부담을 경감하고 레저와 여가 선용을 지원한다.

이에 따라 S전자 15평형 에어컨의 경우 2백10만원에서 1백92만원으로, 6평형은 66만원에서 61만원으로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보여 제품 구입시 서민의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또한 과세실효성이 낮은 영상투사방식의 텔레비전수상기, 사진기(2백만원 초과분), 녹용·로열젤리 및 방향성 화장품을 과세대상에서 제외해 세부담의 형평성 제고와 세제의 단순화를 도모한다.

이에 따라 S전자의 프로젝션TV의 경우 2백50여만원에서 5백만원까지의 다양한 제품 중에 가격이 가장 높은 5백만원의 제품을 구입할 경우 82만원 가량 싸게 살 수 있다.

또 프로젝션TV 49인치인 경우 3백50만원에서 2백92만원으로 내리고, 43인치인 경우 2백90만원에서 2백40만원으로 가격이 낮아져 50만~60만여원의 부담을 덜게 된다.

이와 함께 니콘 F-100사진기(렌즈·본체)의 가격이 현재 2백80만원에서 2백50만원으로 하락해 30만원 가량이 저렴해진다.

로열젤리 원액(1㎏)도 특소세가 제외돼 43만원에서 41만8천원으로 내려간다.

이밖에도 `태평양의 헤라 ZEAL 오드 퍼퓸' 제품의 경우 특소세 인하방안에 따라 4만원에서 3만5천원으로의 가격 하락이 예상된다.

이와 함께 승용차(지프형 차도 포함)에 대해서는 현재 2005.7.31까지 기본세율의 30%가 인하된 탄력세율을 적용해 배기량 2천cc초과 차량은 14%, 2천cc이하는 10.5%, 15백cc이하는 7%의 세율을 적용하고 있으나, 한시적으로 1년간 기본세율의 50%를 인하해 배기량 2천cc초과 차량은 10%, 배기량 2천cc이하 차량은 7.5%, 15백cc이하와 이륜자동차에 대하여는 5%가 적용돼 내수진작과 경기 활성화를 유도한다.

이에 따라 현대자동차 에쿠스(4.5리무진)의 경우 8천1백80만원에서 7천8백20만원으로 인하되고, 25백cc 그랜저XG 승용차 T모델의 경우는 2천4백80만원에서 80만원이 인하된 2천4백만원이 된다. 2천cc 뉴EF소나타GVS는 1천6백64만원에서 60여만원 하락되고, 18백cc 아반테는 1천1백만원에서 20여만원 낮아지게 된다. 또 베르나 1.5 SV제품은 현재 9백60여만원에서 9백40만원대로 20만원 정도 값이 내려간다.

이밖에도 대우 라노스II 1.5의 경우 9백52만원에서 9백29만원으로, 르노삼성자동차의 SM525V의 경우는 2천4백90만원에서 2천3백80만원으로 하락된다. 이런 방침대로 가격이 인하된다면 고급차일수록 더 많은 혜택을 보게 된다.

◇ 인하 배경과 전망

정부와 민주당이 이같은 특소세 인하방침을 정한 이유는 침체된 경기를 살려 내수를 진작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보고 특소세 인하로 물품값을 내려 그만큼의 소비를 촉진시키기 위해서다.

경기 활성화 방안으로 재정의 조기 집행과 세금감면을 동시에 시행한다는 방침에서 이번 특소세 인하가 시장에 즉각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에는 고가의 보석과 모피 등을 인하해 특소세 품목의 대부분을 총망라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 함께 당정은 美 테러여파로 세계경기가 나빠지고 경기불황의 여파로 봉급생활자의 월급이 제자리에 머물러 스스로 지출을 줄이고 있는 가운데 금리가 낮아져 이자로 생활하는 사람들의 형편도 어려워진 것을 감안해 이러한 내수 진작책을 꾀했다고 설명했다.

재계에서도 기업도 살고, 내수도 살리자며 특소세 인하를 요구해 왔고, 상공회의소에서는 에어컨 온풍기 레저용품 등의 특소세를 면제해 달라고 정부에 건의해 오기도 했다.

특소세는 말그대로 특별한 물건을 살 때 붙이는 세금인데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에어컨, 자동차 등에 특별히 세금을 부과할 필요성에 대한 지적도 계속 제기돼 왔다. 특소세법이 '77년 시행된 뒤 정부가 대상품목과 세율을 낮춰왔지만, 정부는 물건값에 포함해 징수하는 용이성 등으로 특소세율 개정을 미뤄왔다.

또 정부는 이번 개정안에 가격을 내리면 사겠다는 사람들이 늘어날 만한 품목을 대부분 세율인하대상에 포함했다고 밝혔다.

한편 유흥업소 음식값에 붙는 20%의 특소세를 2년간 면제하는 개정안은 지난 9월 정부의 세법 개정안에도 포함된 것으로 지난 7월부터 주류 구매전용카드 사용이 의무화됨에 따라 매출이 노출된 유흥업소의 세부담을 감소시켜 주는 조치로 알려졌다.

그러나 특소세율 인하가 시행될 때까지 물건 사는 것을 미루는 부작용도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아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당정은 특소세법 개정안을 일반세법 개정안과 별도로 국회에 상정, 서둘러 시행키로 결정했다고 밝히고 지난 '99년에도 서둘러 즉시 시행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한나라당측에서는 자동차에 대한 특소세 인하에 대해 대형차인 경우는 더 많은 세율을 부과하자는 입장을 취해 이번 상정안과 반대입장을 취해 앞으로 법안 통과에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 업계반응

이와 관련해 가전업계 관계자는 “정부와 국회가 이번 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합의를 이뤄 세율인하를 신속히 단행할 필요가 있다”며 “이로 인한 소비자나 판매자 모두의 혼란을 줄여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자동차 영업소 관계자는 “특소세에 대한 정확한 결정이 없어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며 “하루빨리 법안이 통과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현대자동차 대리점의 한 관계자는 “한나라당에서 고급차에 대해 세율을 더 높이자는 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안다”며 “이 때문에 에쿠스 등 고급자동차의 경우 예전보다 더 많은 소비자가 구입문의를 해오고 있다”고 말해 개정안의 신속한 결정을 기대했다.

한편 보석과 고급시계 등 고가의 제품을 판매하는 회사에서는 이번 개정은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시계·모피·융단은 물건값이 2백만원을 넘는 부분에 한해 특소세를 내릴 전망인 가운데 업계는 한도액이 너무 높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마찬가지로 가구업계도 이번 세율 인하에 대해 국산 가구에 대해서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이에 해당하는 제품은 일부 호화 수입가구에 해당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백화점업계는 특소세 인하를 매출신장의 발판으로 여겨 인하시기가 확정되는 대로 특별전·기획전 등을 준비하려는 전략을 강구하며 발빠른 움직움을 보이고 있는 등 업종별로 이번 특소세 인하로 미칠 영향에 대해 다양한 대책을 세우느라고 고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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