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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나 紙上중계]한국기업 회계투명성 평가와 향후과제-①

"투명회계는 장기적 기업가치 성장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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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회계연구원(원장·정기영)은 지난 24일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실에서 금융감독원장을 비롯 3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기업의 회계투명성 평가와 향후 과제'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김경호 한국회계연구원 상임위원이 `회계투명성과 기업회계기준'을, 권수영 고려대 교수가 `회계투명성과  외부감사인의 독립성'을 주제로 각각 발표한 뒤 패널토론이 있었다.
주제발표 내용과 금융감독원 정용선 회계감리국장, 한국공인회계사회 문택곤 회계감사기준실무위원회 위원장,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정영태 전무이사, 도이치증권 임성근 대표이사 등의 토론내용을 요약했다.〈편집자 註〉



김경호 상임위원
(한국회계연구원)

-회계투명성과 기업의 실패사례 분석
회계투명성이란 IMF 경제위기이후 경영투명성 개념과 함께 사용되고 있다. 이것은 투명한(transparent) 회계를 의미하며 회계정보의 질적 속성인 신뢰성(reliability)과 유사한 점이 있으나 본질은 다르다. 투명성을 해치는 회계수단인 분식회계는 기업정보의 왜곡을 초래하고 있다. 분식회계는 경영자의 회계분식 동기의 존재, 부실회계에 대한 규제기관과 자본시장의 제재의 미흡 등으로 작용한다.

이와 함께 기업실패와 관련된 분식회계 사례는 한보철강, 기아자동차, 동아건설, 대우그룹 12개 계열사 등의 순자산 과대계상과 현대건설의 손실 계상, 엔론(Enron) 사건(2001년 미국)의 손익과대계상 혐의 등이 있다.

특히 엔론파산 문제는 지속된 재무제표의 분식으로 인한 자본시장이 경고표시가 없었던 점과 회계정보의 궁극적 품질인증 수단인 외부감사의 실패, 감사인과의 유착 가능성, 불완전한 회계기준에 따른 회계정보의 질적 저하 등이 회계의 투명성 저하로 야기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회계투명성과 자본시장, 기업회계기준의 역할
자본시장의 역할은 회계정보를 질에 따라 기업가치를 차별적으로 반영하는 시장기능을 수행하고, 회계처리방법의 다양성도 감안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또 기업회계기준은 기업회계와 감사인의 감사에 통일성과 객관성을 부여할 목적으로 기업 재무정보의 외부공시수단인 재무제표 작성에 일관된 지침을 제공, 유용한 정보를 이용자에게 알려주는 건강진단보고서의 역할을 한다.

기업회계기준의 문제점은 동일한 거래에 대해 복수의 회계처리방법을 인정하는 것과 재무제표는 기업의 가치와 관련된 요소 전부를 인식하지는 못한다는 데 있다. 또 실제거래는 복잡해지고 있지만 명확한 회계기준은 적시에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와 함께 연결회계, 지분법의 문제, 부외부채의 문제, 매출인식의 문제, 인수합병·영업권 문제 등으로 특정 거래에 대한 회계기준 자체의 불명확성 또는 불충분성이 의도적인 분식회계나 공격적 회계를 초래할 수 있다.

또 기업회계기준의 제정 주체가 민간일 때 기구의 위상에 대한 법적 뒷받침이 부족해 권위부족에 따른 문제와 감독기구와의 문제가 존재할 수 있다.

이밖에 비영리적 성격의 기관으로 자체적 자금조달이 어려우며 외부자금에 의존하는 경우 독립성 유지가 어려운 문제가 있다. 전문성 확보, 이해관계 조정 등의 문제로 사회구성원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경우 민간제정기구의 존속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

-회계투명성 확보를 위한 회계기준제정기구의 노력
한국회계연구원, 회계기준위원회의는 IMF 경제위기('97)와 회계투명성 요구 증대로 인해 세계은행의 구조조정 차관조건과 민간회계기준제정기구의 설립에 관한 연구지원으로 설립됐다.

연구원은 국제회계기준(IAS)과 미국회계기준(FAS) 중 국제회계기준을 주요 준거기준으로 채택하는 한편 국제기준과의 정합성 제고를 목표로 삼고, 급격한 수용으로 인한 정치·경제적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차원에서 전략적 접근을 했다. 또 대폭 수용과 부분 수용의 중간 정도를 준거대상으로 삼아 투명성 제고와 논리적 일관성을 위한 준거기준의 명확히 했다.

이와 함께 회계기준의 구조를 기존 기업회계기준, 준칙, 해석의 구조를 기준서, 해석서, Q&A의 체제로 전환해  별도의 기준서체계로 독립했다.

기존의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기업회계기준, 준칙, 해석에 산재되어 있는 관련 내용을 통합정리하는 식으로 작성해 하나의 기준서가 해당 사안에 대해 포괄적인 회계지침을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준비중인 공개초안은 재무제표 작성과 표시에 관한 통합 기업회계기준서, 채권채무 재조정, 특수관계자 거래, 연결재무제표 등이 있다.

한국회계연구원(KASB)에 대해 IBRD 아시아 담당 관계자는 `KASB가 아시아에서 최고로 실용적인 일을 하고 있다'고 평가한 반면, 국내 이해관계자들은 회계기준이 세계화의 물결을 타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너무 복잡해지고 빠르게 변화하는 회계기준에 대해 어려움을 표시하고 있다.

회계연구원은 국제적인 수준의 회계기준 제정과 제정된 기준을 한층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다. 또 재정의 자립을 추구해 독립성과 전문성을 계속적 확보하고, 목표한 기업회계기준의 수준을 유지할 계획이다.

이밖에 한국회계연구원의 비전으로 정한 회계기준 제정의 구심점 역할과 함께 회계·감사제도 연구 중심점 역할과 더불어 회계관련 정보의 관리와 유통창구화를 추구할 예정이다.

-결론
앞으로 회계투명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 확립이 필요하다. 분식회계는 막대한 사회적 비용(social cost)을 초래한다는 인식과 함께 기업의 경우 회계투명성 확보는 단기적인 비용 증가를 가져올 수도 있으나 장기적으로 기업가치를 높이는 성장전략이라는 인식이 절실하다. 회계투명성 제고를 위해 회계전문가의 양적·질적 성장이 필요하다.

또 회계기준의 기본적 문제점·한계점을 인식하고 전문가의 합리적 판단이 행사되고 존중되는 사회적 분위기와 더불어 점차 복잡해지는 회계기준에 대한 이해 제고를 위해 작성자, 감사인 등을 대상으로 한 집중교육 역시 필요하다.

이밖에 회계투명성은 신뢰성 있고 독립적인 외부감사인의 존재, 실효성있는 정부 규제, 효율적인 자본시장 유지를 위한 제도 확립 등이 바로 설 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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