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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9.22. (일)

기타

[문예마당]稅政詩壇-밤송이를 보며


이은경
역삼세무서





모름지기 사람이란 그래야 하는 법
밤송이처럼
생겨날 때부터 가시로 무장하여
누구나 쉽사리 범접 못하게 할 일
감처럼 얄팍한 껍질로 덮여
아무나 풋감 떫은맛 보게 말 일
품속에 오롯이 달고 푸근한 알맹이 키우며
쓸데없는 손길은 아프게 찔러줄 일
진정 흠모하는 이를 만나거든
툭하니 경쾌한 소리를 내며
그를 위해 가슴 복판 갈라 보여줄 일
집어내는 손가락 조금도 상하지 않도록
아주 활짝 열어 보일 일
그가 한 입 깨물어도 다치지 않게
작은 씨앗 하나도 감추고 있지 않을 것
여름 햇살도 가을 햇살도
사나운 밤송이를 비춰주는 건
그렇게 사는 모양 보기 좋아 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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