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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10.06.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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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마당 - 稅政詩壇] 바람을 담은 풍경

- 정유복 서울


무표정하고 생뚱한 하늘에
새금패기 같은 달이
어둠을 달래 빛을 풀고

통치마 두른 80개의 댓-살이
가지런한 이를 드러내며
귀한 자식 발그레한 보조개 사이로
마알간 꿈을 담아 이슬처럼 피어난다.

바람을 담은 풍경

집(戶)이 날개(羽)를 펴고
선면(扇面)에 어울진 파초, 연잎, 봉황, 산을 깨운 채
누런 목살의 애절함으로
속삭이듯 흐느끼듯 접었다 폈다를 반복하면
풀들은 숨을 죽여 길을 터주고
연한 무지개가 폭포수 이슬너머
오랜 시간의 체득으로
향기로운 땀을 흘리고 있다

저음의 느린 울림이
깊은 강물 속을 천천히 저어 가면
이내 맑은 바람이 샘처럼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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