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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9.21. (토)

경제/기업

주류도매사 "결제할 자금이 없다…상생차원에서 대금결제 유예해 달라"

종합주류도매사업자, 2.5단계에 5인 이상 집합금지까지 겹쳐 부도 위기 내몰려 

제조사에 채권 결제 연장 또는 분할 상환 긴급 요청 

 

코로나19 ‘거리두기 2.5단계’, ‘5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로 식당 등 음식점이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이들과 연관관계에 있는 종합주류도매사업자들도 매출 하락 등 이중고를 겪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수도권 종합주류도매사업자(이하 종도사) 중에는 코로나19 방역조치 강화로 음식점 영업이 제한되면서 주류 매출이 하락해 주류대금을 결제하지 못하는 곳까지 속출하고 있다.

 

2.5단계 시행에 따라 음식점 등의 오후 9시 이후 영업이 금지되면서 주류거래가 급감했는데, 이번 5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까지 더해져 사실상 부도 위기에 처한 종도사가 여럿 있다는 것이다.

 

서울지역 한 도매사업자는 “연초부터 술이 안 팔리는 상황인데 제조사에 결제해야 되는 금액에다 인건비 등 내부 운영자금까지 자금난이 심각한 상황이다”고 토로했다.

 

다른 사업자도 “거리두기 2.5단계 시행으로 이미 주류 매출이 뚝 떨어진 상황이다. 주류대금 결제도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 이번 5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가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고 말했다.

 

끝날 것 같았던 코로나19 상황이 오히려 더 악화되자 종도사들은 제조회사에 긴급 지원 요청을 연이어 보내고 있다.

 

주류판매와 관련된 대금 결제를 코로나19가 진정될 때까지 유예해 주거나 분할 상환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것이다.

 

이석홍 전국종합주류도매업중앙회장은 “이달 20일부터 돌아오는 주류 채권의 결제를 연장해 주거나 분할 상환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게 종도사들의 요구사항”이라고 전했다.

 

앞서 주류제조회사는 지난 3월과 9월 종도사를 대상으로 주류 구매대금 연장 및 분할상환 지원정책을 시행했다. 당시 하이트진로는 12개월 분할상환, 오비맥주는 6개월 분할상환 등의 방법으로 종도사를 지원했다.

 

이같은 지원대책이 시행 중인 상황에서 5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까지 나오자 종도사들은 “기존 유예정책을 포함해 앞으로 다가오는 대금결제를 코로나19가 진정될 때까지 유예해 달라”고 또다시 요구하고 있다.

 

제조회사들도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업계에 따르면, 제조사들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연초 사업 및 예산계획을 수정하고 있어 추가적인 지원정책을 펴는데 한계가 있고, 모든 종도사에 대해 일률적인 지원을 할 수도 없어 종도사별로 사정을 감안해 선별 지원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도매사업자는 “제조사가 도매사와의 상생을 생각해 줬으면 좋겠다. 정부의 ‘착한 임대인’ 정책처럼 갑 위치에서 도매사에 지원정책을 펴는 주류제조사를 우대해 주는 방안이 정부 차원에서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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