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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9.06. (금)

지방세

'낡은' 베드타운, 인구 유출·고령화 가속…지방세입 안정성 '흔들'

재건축사업 난항으로 노후도 심화…젊은 세대 외면

신속한 노후아파트 정비·주거환경 개선방안 모색해야

 

높은 분담금 등을 이유로 좌초되거나 지연되고 있는 재건축·재개발 현장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노후된 베드타운의 주거여건 낙후로 인구 유출 및 고령화가 가속화될 수 있다는 한국지방세연구원의 지적이 나왔다. 

 

인구를 기반으로 한 지속적인 지역발전과 지방세입 안정성을 위해서는 신속한 노후 아파트에 대한 정비와 추가적인 주거환경 개선방안 모색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한국지방세연구원은 24일 ‘재건축 시장 침체에 따른 인구변화와 지방세입 영향’ 보고서에서 재건축사업 지연에 따른 문제점과 인구 변화로 인한 세수영향을 짚었다.

 

2022년부터 고금리, 자재가격·인건비 인상, 경기침체 등으로 정비사업추진단지 내 공사비 증액 및 분담금 증가로 인한 분쟁이 늘고 있다. 이같은 갈등은 조합·시공사는 물론 조합 내 갈등으로 번져 사업 지연과 시공사의 수주기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주택 공급 부족으로 인해 서울 집값이 들썩이고 있지만, 막상 주택 공급을 책임질 재개발·재건축은 사업성 악화로 부침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신도시 개발은 수요 분산의 효과가 있을 수 있으나 원도심을 중심으로 노후도는 가속화돼 도시문제가 심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3년 17개 시·도 중 월평균 인구 순유입이 증가한 곳은 7개로, 경기도(5천449명), 인천시(2천322명), 충청남도(1천226명) 순으로 증가했다. 반면 월평균 인구 순유입이 감소한 곳은 서울시(4천141명), 경상남도(1천371명), 부산시(1천163명)로 나타났다.

 

2021년 서울시 전출인구 중 약 71.7%가 주택 및 주거환경(노후도·주택가격 등)을 이유로 경기·인천으로 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0대의 경기도 전입이 두드러졌다. 반면 서울시는 교육 및 직장 문제로 15~29세 인구 유입이 늘었다.

 

인구 순유입이 가장 높고 65세 이상 인구의 연평균 증가율이 낮은 지역은 경기도 내 신도시가 형성된 지역이며, 인구 순유입이 가장 낮고 65세 이상 인구의 연평균 증가율이 높은 지역은 주로 서울시 내 노후 아파트가 밀집돼 있는 베드타운 지역으로 나타났다.

 

지방세연구원은 “경기도 신도시의 고령화는 낮은 수준이지만 서울시 내 베드타운의 고령화는 높아지고 있다”며 “교육과 일자리 기능이 서울에 집중되더라도 1~2인 청년가구는 직주근접 및 주거환경이 양호한 지역에 한해 인구 유입이 증가하기 때문에 열악한 주거환경을 가진 베드타운 지역은 인구 유입의 한계를 가진다”고 분석했다.

 

유입인구 연령과 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 변화는 지역경제와 취득세, 재산세, 주민세, 지방소득세, 지방소비세 등 다양한 세목에 영향을 미친다.

 

20대가 교육 및 일자리를 목적으로 서울시로 이전하면 소비성향이 높은 20대의 인구 유입으로 지역소비가 증가해 지방소득세 및 지방소비세가 증가할 수 있다. 다만 주거환경이 열악한 베드타운으로 유입이 적어 지역간 세입 격차가 발생할 수 있다.

 

30·40대 등이 주거를 목적으로 서울시에서 경기도로 이동하면 주민세, 지방소득세, 지방소비세 외 취득세, 재산세 등이 추가적으로 발생한다. 특히 신혼부부 및 3~4인 가구는 실수요자인 만큼 주택 취득에 따른 부동산 관련 지방세수가 증가한다. 다만 이 경우도 지역간 세수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다.

 

지방세연구원은 재건축 단지의 사업 지연은 도심 내 공급부족을 초래해 임대(전·월세)시장 상승 및 자산시장 상승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재건축 사업 난항으로 도심의 노후도 및 가치하락은 더욱 심화되고, 인접한 지역 및 신도시 지역간 갈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자족기능이 미흡한 베드타운 지역에서 주거여건 낙후로 인구 유출 및 고령화가 가속화되는 문제도 짚었다.

 

주거비용을 더 부담하더라도 직주 근접 및 주거환경이 양호한 지역을 선호하는 1~2인 가구 청년의 성향상 청년층의 노후아파트 밀집지역의 거주선호도는 낮고, 신혼부부 및 30대 인구 유출도 있다. 또한 노후아파트 재건축에 과거보다 더 많은 시간과 자본을 투입해야 하기 때문에 단기간 인구변화를 모색하기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지방세연구원은 따라서 “인구를 기반으로 한 지역의 지속적인 발전 및 지방세입 안정성을 위해 신속한 노후 아파트에 대한 정비와 추가적인 주거환경 개선방안의 모색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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