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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9.21. (토)

[납세자의 날 현상공모 주부세금수기 입상작]동상 수상작-①

주부 세금체험 수기 - 이옥순(충북 영동군)


"세무조사후 엄청난 세금
죽고만 싶었던 시간의 연속
署에서 납기연장을 해주어서"

연히 지방 일간신문을 보다 영동세무서에서 주부생활세금 체험수기를 공모한다는 글을 읽고 몇년전 남편과 같이 운영하는 회사에 엄청난 세금이 부과되었고 그로 인하여 남편과 나, 아이들, 그리고 회사에 근무하는 가족 같은 우리 직원들이 겪어야 했던 쓰라린 아픈 과거와 그로 인하여 더욱 돈독하여진 우리와 직원들과의 믿음, 동료애, 죽을 때까지 고마움으로 남을 세무당국의 친절 등이 생각나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글을 써보기로 하였습니다.

우리는 충북 영동에서 조그마한 회사를 '80년 중반에 설립하여 남편과 나, 그리고 5명의 직원들이 성실하게 회사를 운영하였습니다.

남편은 수주공사로 주로 밖에서 일을 하였으며, 나는 경리봉급을 조금이라도 줄이려고 경리일을 하고 있었으며 직원 5명은 남편이 수주받아 가지고 오는 일을 하나의 하자도 없이 완벽하게 처리하였습니다.

우리가 열심히 하는 일이 주변지역에서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다 보니 일의 양은 점점 늘어나고 매출액도 늘었으며 이로 인하여 직원들도 점점 늘게 되었습니다.

매출액이 늘다보니 본인 혼자만의 힘으로 경리를 볼 수가 없어서 장부정리는 회계사사무소에 맡기고 남편 밑에 경리실무자를 고용하였습니다.

우리 불행의 싹은 여기에서 시작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남편은 회사 자금 및 영업과 세무업무를 경리실무자에게 맡기고 오로지 매출액을 늘리기 위하여 동분서주하였습니다.

러던 어느 날인가 아마 '99 중반인 것 같습니다.

세무서로부터 잘못된 자료가 나왔다면서 세무서 직원 서너명이 나왔으며 몇일에 걸쳐 조사후 엄청난 세금이 부과되었습니다.

남편은 아무런 정황도 몰랐으며, 그 배경에는 경리실무자가 세금계산서를 가지고 장난을 쳤다는 사실을 후에 알게 되었으나, 수습하기에는 벌써 시간이 너무 흘렀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문제의 장본인인 경리실무자가 벌써 잠적한 뒤였으니까요.

우리는 백방으로 수소문을 하여도 그를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할 수 없이 남편이 엄청나게 부과된 세금을 해결하기 위하여 이리저리 움직였으나, 해결할 수가 없었습니다. 은행에서는 차입금 상환압력이 들어오고, 회사가 어렵다는 말을 듣고는 우리에게 돈을 빌려주었던 사람들도 갚으라는 독촉전화가 빗발치고, 지면이 있었던 사람들도 머리를 돌리는 등 외면을 하였습니다. 이 사이 조금 가지고 있던 부동산도 경매로 넘어가고 아파트도 경매되는 등 엄청난 시련을 겪었습니다.

정말로 죽고 싶은 시간의 연속이었습니다.

남편도 회사를 포기하자는 말과 함께 일단 세금 부과전에 세무당국에 가서 납부를 연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협의를 해보자고 하면서 다녀오더니 납부유예도 할 수가 없다고 하였습니다. 이유는 세금이 너무 많아서 그에 상당하는 담보를 제공하여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그러고 좌절을 하고 있는데 남편이 자주 다니던 회사로부터 약 30억원 정도의 공사수주 물량이 들어왔습니다. 그 회사에서도 남편의 성실성을 믿었으며 위기에 직면한 회사를 살리기 위해 공사를 주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우리(남편, 나, 그리고 직원들)는 다시 희망이 솟았습니다.

무렵 세무당국으로부터 엄청난 고액의 세금이 부과되었으며 남편은 고지서를 들고 다시 세무당국을 찾았습니다. 남편은 현재 회사가 직면한 처지와 현재 일을 하고 있는 상황 등을 설명하고 제공할 만한 담보는 없으나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연장만 하여주면 납부하겠다는 말을 하였다고 합니다.

뜻밖에도 세무당국에서는 영동지역의 경기사정과 남편의 성실성을 믿어주고 연장을 하여 주었습니다.

우리같이 언제 없어질 회사를 누가 믿고 연장을 하여 주었겠습니까?

우리는 정말 열심히 일을 하였습니다.

업체에서 입금되면 맨 먼저 이달에 돌아올 세금을 먼저 생각하였으며, 예정대로 조금씩 납부하여 갔습니다. 기한내 모두 납부할 수 없으면 다시 찾아가서 연장을 받고….

정말로 세금 낼 시간은 왜 그렇게 빨리 돌아오는지…. 돈이 준비가 안되면 주저앉고 싶은 생각도 무척 들었지만 우리를 믿고 세금납부를 연장해 준 세무당국의 직원들을 생각해서라도 그렇게 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하여 작년까지 그 엄청나게 부과되었던 세금을 모두 납부하였던 것입니다.

일이 일어나고 2년이 다 돼가는 지금은 그 당시보다 회사는 한층 나아졌습니다. 일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으며, 직원들도 다시 늘고 있고 남편도 제2의 생을 산다는 각오로 지금도 동분서주하고 있습니다.

그 당시 납부유예를 하여 주지 않았다면 회사는 문을 닫았을 것이며 우리 가정은 풍비박산이 되었고, 또한 직원들도 일자리를 잃었을 것입니다.

제가 남편과 산지도 벌써 30여년이 지나가지만 최근의 약 3년간은 정말 악몽이었던 것 같습니다. 회사를 경영하는 남편을 둔 아내들 중 저와 같은 처지가 된 분들이 몇 분이나 될 줄을 모르겠지만 많았을 것입니다. 우리는 좌절하지 않았고 그 엄청난 시련을 극복하였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일을 겪고 부터 부부간의 애정이 더 깊어졌고, 회사와 직원들간의 사이도 더욱 돈독해졌으며, 한번도 생각하지 못하였던 세금의 중요성에 대해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또한 그동안 그렇게 높게만 보였던 세무당국의 변화된 모습에 참으로 놀랐습니다.

지금은 회사를 그만 두고 집에서 살림만 하고 있지만 그 당시 생각만 하면 지금도 눈앞이 캄캄하다는 생각과 함께 그 시절을 어떻게 헤쳐왔는지 정말 신기하다는 생각을 한답니다.

몇년이 지난 시점에서 다시 어려웠던 과거를 상기시켜 주면서 생활에 새로운 활력소를 제공토록 지면을 할애하여 준 세무당국에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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