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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9.21. (토)

납세자의 날 학생세금문예작품전 입상작-②

[초등부 금상]고마운 세금


"우리가 내는 세금은 농로도 닦고
소년가장들의 생활비를 대주기도…
세금은 참 고맙고 중요한 것"


마전 식목일에 우리 동네에서는 큰 불이 났었다. 옆집 할머니께서 밭둑을 태우시다가 불씨가 바람에 날려 옆에 있던 낙엽에 옮겨 붙어 일어난 것이다.

그 불은 순식간에 밭둑을 태우고 조그마한 산으로 옮겨 붙었다. 마침 바람이 불어 불은 멋진 선물을 받은 어린이가 기뻐서 날뛰듯이 이곳 저곳으로 훨훨 번져 나갔다. 잠시후에 큰 산까지 옮겨 붙기 시작하였다.

때 나와 언니는 엄마를 도와 증조 할아버지와 할머니 산소 밑에 있는 밭에서 고춧대를 뽑고 있었다.

다행히 바람이 위쪽으로 불어서 우리가 있는 곳까지 오지 않았다.

"안 되겠다. 119에 전화를 해야지."

일을 하시던 엄마는 놀라셨는지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려고 하셨다.

"아, 이 일을 어쩌니? 가방에 휴대폰을 두고 왔어."

한참을 뒤지던 엄마께서는 한숨을 쉬며 말씀하셨다.

러나 그 때 사이렌 소리가 요란하게 울리며 3대의 소방차와 동네 어른들이 달려오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엄마, 소방차예요."

나는 너무 기뻐서 큰 소리로 외쳤다.

"정말이구나, 이제 살았다."

우리는 서로 껴안고 환한 웃음을 지었다. 소방차 3대가 와서 물을 뿌려대니 불이 금방 꺼졌다. 다행히 큰 산은 조금 밖에 타지를 않았다.

엄마와 우리들은 소방차가 간 뒤에 불이 꺼진 산을 보았다. 마치 숯에 구운 감자처럼 까맣게 그을려져 있었다.

기서 한참을 쉬다가 우리들은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 나는 엄마께 오늘 있었던 일 중에서 궁금한 점을 여쭤 보았다.

"엄마, 소방차는 어떻게 그렇게 금방 올 수 있었나요?"

"응, 그건 말이다. 산불이 많이 나는 봄과 가을에는 각 동네별로 아저씨들 두 분이 다니면서 한 분은 동네 제일 높은 산에서, 또 한 분은 들로 다니면서 어디에 불이 났는지, 그리고 어디에서 연기가 나는지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시면서 살피시거든. 그러다 불이 난 곳을 발견하면 즉시 소방서에 무전으로 연락을 하기 때문이란다."

"그러면 그런 아저씨들은 누가 시켜서 하는 거예요?"

이번엔 언니가 물었다.

"응, 나라에서 아저씨들에게 돈을 주고 산과 들을 살피게 하는 거란다. 그리고 그 돈은 국민들이 내는 세금에서 주는 것이란다. 우리가 내는 세금은 그 외에도 농부들이 농사를 잘 짓게 하기 위해서 농로도 닦아주고 농촌 사람들이 오염된 지하수를 먹지 않게 하기 위해서 동네마다 100미터가 넘는 지하수를 파서 각 가정에 맛있고 깨끗한 물을 먹을 수 있게도 해주지. 또 자식이 없는 할머니, 할아버지, 소년소녀가장에게도 생활비를 대주기도 한단다. 그 모든 일들은 개인이 돈을 들여 하기란 무척 힘든 일이지만 여러 사람이 조금씩 낸 세금이 모아지면 아무리 큰 일이라도 쉽게 할 수가 있지."

마의 말씀을 들으니 세금이 참 고맙고 중요하게 생각되었다.

그러면서 문득 2년전의 이 길이 생각났다.

그 때는 이 길이 좁고 울퉁불퉁해서 우리들이 자전거를 타고 가다보면 몇 번을 넘어져서 무릎이 깨지고 장마 때가 되면 산에서 내려오는 물 때문에 길이 끊겨 트랙터가 밭에까지 가질 못해서 끊긴 길 옆에 트랙터를 세워 두고 엄마는 곡식들을 머리에 이고 또 아빠는 등에 지고 날랐었다.

약에 오늘 같은 위급한 상황에서 이 길이 예전처럼 좁고 울퉁불퉁한 길이었다면 커다란 소방차가 들어오지 못하였을 것이다. 그러면 그 산에 있는 나무들도 모두 타 버리고 산밑에 있는 집들도 위험했을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다보니 넓고 멋지게 포장된 이 길이 새삼스럽게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세금이 얼마나 중요한 곳에 쓰이는 지도 알게 되었다.

언니도 나와 똑같은 생각을 하였는지 내 손을 꼭 잡고 멋진 길을 달리기 시작했다. 한참을 달리다 보니 후들거리던 다리도 놀랜 가슴도 어느새 진정이 되어 엄마와 우리들은 환하게 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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