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부산지법에서 열린 전군표 전 국세청장 뇌물수수혐의에 대한 재판에서 전 씨 변호인측과 정 전 부산청장의 날 선 증인신문이 이어졌다.
정 전 부산청장은 2006년 7월5일 빨간색 백화점 쇼핑백에 신문지로 1천만 원씩 똘똘 말아서 현금 2천만 원을 서초동 현대아파트에 밤 10시경에 찾아가 전달하고 청문회 때 비공식적으로 돈이 필요할 것 같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변호인 측은 “돈을 건넸다는 시점과 시간에 대해 정상곤 전 부산청장의 진술이 여러 차례 오락가락했다며 이는 조작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맞받아쳤다.
그달 18일 전군표 청장의 취임식 날에는 공식 일정이 바쁘지만 잠깐 인사는 가능해 1천만 원을 서류봉투에 담고 결재판에 가려 줬다고 진술했다.
그때 당시에는 회의용 탁자에 전군표 전 국세청장이 중앙에 앉아 있고 정 전 부산청장은 왼쪽 모서리에 앉아서 줬다고 설명했다.
정상곤 전 부산청장은 집에서 돈을 직접 서류봉투에 담아 포장을 잘하면 부피를 최소화할 수 있고 남이 볼 때 돈이라고 표시가 안나야 되니까 서류봉투가 괜찮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같은 해 10월10일은 국정감사를 앞둔 시점에서 국회도 방문하고 본청에도 들릴 계획이었지만 기상악화로 비행기가 결항되자 본청 총무과장의 지시로 KTX로 본청을 방문했었다고 말했다.
그 당시에는 국정감사로 인해 돈이 필요할 것 같아 현금 2천만 원을 봉투 2개로 담아가기에는 좀 이상하다고 판단해 사무실에 있던 파란색 플라스틱 파일에 넣어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다음달 11월3일은 수원에서 연찬회가 있었지만 4개 지방청장은 본청으로 먼저 와 업무보고를 하고 가라는 말을 듣고 5분정도의 형식적 보고를 하기 위해 전씨를 만났고, 1천만 원을 전달했다는 내용도 털어놨다.
지난해 1월3일에는 전군표 청장이 청와대 공식보고는 아니지만 신년 인사를 위해 청와대를 방문하니 부동산 업무보고서를 만들어달라고 지시해 신세균 부동산거래관리과장과 보고서를 함께 제출한 뒤 신 과장은 먼저 나가게 하고 흰 봉투에 1만달러를 양복 안주머니에서 꺼내 주었다고 말했다.
그는 돈을 준 배경으로 2006년 12월 인사 때 본청 부동산관리국장으로 발령나 불만이 있었지만 관계 복원 차원에서 미화 1만달러를 전했지만 청장의 마음이 이미 떠난 사실을 알고 원하는 자리로 가기 힘들다고 판단, 이후부터는 돈을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자신이 주장해 왔던 ‘전군표 전 국세청장에게 2006년 7월부터 11월 사이 5차례에 걸쳐 현금 7천만 원과 미화 1만달러를 포괄적 인사 청탁 명목으로 전달했다’는 말을 되풀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