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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9.29. (일)

내국세

"여성세무사는 국회의원도 잘 만나 줍니다" 방경연 회장

퇴임 인터뷰 "여성세무사회 위상 많이 높아져 보람"

한국여성세무사회 회장을 맡아왔던 방경연 회장(사진) 체제가 4월 26일을 기해 막을 내린다. 4년전 방 회장이 부임했을 때와 지금의 여성세무사회는 규모면이나 역할의 중요성, 위상 등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졌다. 전문가 그룹으로서 현재와 같은 여성세무사회로 성장하기까지의 중심에는 방 회장이 있었다. 방 회장을 만나 그간의 심정을 들어보고 여성세무사회의 현주소를 담아보았다. 인터뷰를 하면서 강한 경상도 억양으로 솔직담백하게 지나온 소회를 밝히는 그녀가 “여성이 목소리를 높이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라고 한 말은 두고두고 되새기게 한다. 

 

"여성 상임이사 고정직 등은 성과"

 

□ 회장직을 4년만에 내려놓게 되는데 소감이 어떻습니까?
▶ 소감이요? 홀가분하죠. 그동안 생각해 보면 참 바빴습니다. 작그마한 일도 직접 처리해야 했고 일일이 다 말씀드릴 수 없을만큼 일들이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그 일들을 수행할 수 있었던 것은 정말 좋아했기 때문에 할 수 있었습니다.

 

 

 

□ 그동안 회장직을 하면서 해 온 일들을 정리해 주시기 바랍니다.
▶ 당시 정구정 회장 때에 한국세무사회관에 작지만 사무국을 내기 위한 사무실을 회관에다 얻었다는 것과 홈페이지도 만들었다는 것이 성과인 것 같습니다. 또 비록 1명 뿐이지만 한국세무사회에 여성 상임이사 자리도 만들어 놓았고 재작년과 작년에 초청 강의를 해서 정말 좋은 반응을 얻어 여성세무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이 매우 높아지게 됐습니다. 국세청에는 과세전적부심위원회 등에 저희 여성세무사회가 추천기관으로 선정되어 있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에 비해 선거직 회장단으로의 참여가 실패하는 것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 부회장 런닝메이트로 뛰지 못한 사연이 있었는지요?
▶ 여성이라는 벽을 넘지 못한 것 같습니다. 또 현 임원진들의 일에 대해 제가 가끔 반대 의견도 많이 낸 것 등이 한 몫을 한 것 같습니다. 간편납세의 경우 세무사회의 입장과는 달리 받아들이지 않는 원칙을 전제로 해야 한다는 의견을 표명해야 한다고도 주장했고, 이번 선거 방식에 있어서도 우편 투표를 내세우기도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임원진들은 자신의 일에 태클을 거는 것처럼 비쳐질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따라서 임원진들 및 다른 사람들과 관계가 순조롭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1년 전 부회장 선거시 심지어는 다른 이들로부터 정구정 씨와의 관계를 밝히라는 말을 듣기도 했습니다. ‘방경연’이가 부회장이 되면 정구정의 편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지요.

 

 

 

그러한 것들이 내게는 좋지 않게 나타났습니다. 그들은 겉은 안 그런다고 해도 마음은 이미 닫아놓고 있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는 당선 가능성에 맞춰 조용근 후보의 런닝메이트로 뛰기로 했지만, 후보 등록 직전에 포기했습니다. 제가 까다로운 여러 조건을 내세웠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예를 들어 이사회의 임명직에 20% 정도를 여성으로 달라는 등의 조건이었습니다. 결국 조 후보로는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같습니다. 결국 제가 러닝메이트로 뛰는 것을 포기했습니다.

 

 

 

"여성이 목소리를 높이지 않으면 아무것도 못얻어"

 

□ 강성 발언을 해야 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습니까?
▶ 여성세무사회장이 목소리를 높이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어오지 못합니다. 여성세무사회가 친목단체라면 유지할 수도 없었을 것이고 사실 필요하지도 않습니다.

 

 

 

요직에 앉혀달라는 목소리를 높이지 않으면 우리의 요구는 잘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방경연이는 까다롭다는 소문이 났습니다. 남성 회원들간에는 방경연이를 임원에 앉히면 계속 반대만할 것이라는 얘기도 한다는 것도 전해 들었습니다.

 

 

 

그러나 결국 임원의 자리는 적고 하고 싶은 사람이 많아서 임원직을 더 늘리는 것이 실패했습니다.

 

 

 

 

 

□ 임명직에 여성 20%까지 넣어달라고 할 정도로 절박한지요. 이 시점에서 여성세무사회의 정체성과 역할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 20%는 시대적 흐름에 비쳐보면 오히려 적은 요구입니다. 국세청 등 행정 기관들도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는 시대에 여성 숫자와 역할을 따져보면 낮은 것입니다.

 

 

 

여성세무사회의 위상은 높아지고 있습니다. 변리사나 변화사회, 공인회계사회 등에도 여성단체가 있지만 참여도나 활동을 비교해 보면 에 있어서는 저희 여성세무사회가 매우 활성화 되어 있고, 여성세무사회는 내부에서 보는 시각과는 달리 외부 여성들이 보는 대우는 상당히 높습니다.

 

 

 

여성세무사회를 전문적 지식인으로서 여성을 대표하는 단체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높아지게 되면 따라서 한국세무사회의 위상도 높아지게 되는 것입니다. 여성세무사회가 조금 더 업그레이드될 수 있게 사무실도 넓히고 자금도 지원받아 전략적으로 홍보 사업을 하게 되면 한국세무사회도 사회적 위상이 더 높아질 수 있습니다.

 

 

 

 

 

"외부에서는 여성세무사회 대우받고 지낸다"

 

□ 부임시기와 비교해 지금의 여성세무사회의 위상이 어느 정도나 바뀌었나요?
▶ 우리가 재작년에 실시한 ‘여성, 세무사 그리고 Globalization’이라는 주제로 열린 포럼을 통해 여성세무사회의 위상이 상당히 높아진 것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 곳에서 오신 참석자들이 여성세무사회를 다시 보게 된 계기가 됐던 것 같습니다.

 

 

 

지금 여성세무사회를 초대하려는 곳이 너무 많아 다 참석할 수 없을 정도이고, 각 정당에서도 저희를 초대할 때 가보면 당 대표 옆자리나 앞자리에 앉힐 만큼 위상이 좋아졌습니다.

 

 

 

또 우리의 특징은 여성 국회의원들을 만나기가 쉽다는 것에 있습니다. 모 세무서장이 예결위 국회의원을 만나려고 했지만 잘 시도가 되지 않아서 저에게 부탁했었는데, 저도 잘 모르는 국회의원이었습니다. 그러나 한번 부탁해보자 하고 연락처 등을 남겼었는데 금새 전화가 와서 잘 연결시켜준 적도 있었습니다.

 

 

 

간편납세제 도입에 따른 문제로 세무사회 회장이 심상정 의원을 만나기 어려워 했을 때도 전화 한 통화로 만날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여성세무사회의 질의를 받고 싶어서 국회의원들의 초청장이 많이 오고 있습니다.

 

 

 

이런 점을 한국세무사회가 잘 이용하면 좋을 것입니다.

 

 

 

 

 

□ 4년간 회장직을 하시면서 사무실은 어떻게 운영하고 계십니까? 개인적으로 손해를 많이 감수했어야 할 것 같은데요.
▶ 4년 동안 제 사무실을 거의 돌보지 못했습니다. 여성세무사회장으로서 사람들을 만나고 초청에 응하다보면 거의 낮에 하게 되고 또 공문이나 기타 등등 작은 일들이 꽤 많이 쌓이게 되는데 이것을 거의 혼자 다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항상 늦게 퇴근하게 되지요. 곧 후임자가 될 김옥연 세무사에게 회장이 되면 이렇다는 실상을 그대로 얘기했더니 감수해야죠 라고 말을 하더군요.

 

 

 

이런 일들이 보람이나 즐거움이 없으면 정말 못합니다. 저는 제 개인 사무실이나 일감을 위해서 머리를 조아리지는 않지만, 여성세무사회를 위해서는 머리를 조아리고 빕니다.

 

 

 

□ 여성세무사회는 단합이 잘되고 있습니까?
▶ 어느 사회이든 관심을 갖지 않으려는 숫자가 더 많고 단체를 이끌다보면 그게 문제입니다. 또 본인은 하지 않으면서 남이 하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 꼭 있습니다.

 

여성세무사회라고 해서 그런 경우가 없지는 않겠지만 참여가 적어서 분열된 것은 아닌가 하는 오해를 사기도 합니다. 그러나 여성세무사회는 ‘회장이 알아서 해주면 좋겠다’라는 것이 회원의 분위기입니다.

 

 

 

저희 회원은 금년 3월 1일자로 381명이고 서울에는 130여명이 있어서 서울에서 행사를 치를 때 인원이 당연히 저조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여성세무사 중에는 세무법인 소속이 많아서 낮에 나올 수 없거나 직원 1명을 두고 일을 하는 세무사들도 많아서 행사를 하면 저조해 보이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 선거 때 일일이 전화를 해보면 참 희망적이다는 생각을 할만큼 단합이 잘 되는 것을 느꼈습니다.

 

 

 

□ 여성세무사회의 일년 운영비가 어느 정도나 합니까?
▶ 저희 일년 운영비는 약 5천만원 이하입니다. 이번 총회 때 결산을 보시면 잘 아시게 될 것입니다. 저희는 돈이 없습니다. 그리고 한국세무사회에서도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성 공인회계사회를 보면 세미나 등을 할 때는 지원을 받는데, 저희도 이같은 지원을 받았으면 합니다.

 

 

 

"조 신임회장으로부터 '여성특별위원장' 권유받아"

 

□ 이제 회장일을 마치시면 어떤 일을 하실 계획이십니까?
▶ 최근 조용근 신임 회장으로부터 여성특별위원회장으로 권유받았습니다. 부회장 대우로 하겠다는 것이고 현재로는 없는 자리이기 때문에 이사회를 거쳐야 한다는 조건입니다만, 사실 고심하고 있습니다.

 

 

 

조 회장이 여성을 도와주려고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이로 인해 여성세무사회가 흡수되려는 과정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닌지 경계하는 입장입니다.

 

 

 

주변 여성세무사회에서는 여성의 자리를 만들 수 있는 기회라며 권유하고 또 세무사회 업무를 잘 모를 조용근 회장을 돕는다는 의미도 있고 해서 받아드릴 생각을 굳혀가고 있습니다만 여성특별위원장이 있는데 왜 여성세무사회가 필요하냐는 말이 나오지 않게 할 생각입니다.

 

 

 

이외에도 현재 연세대학교 대학원 재직 중인데 주변에서 회장직에 출마해보라고 또 권유받고 있습니다. 이 회장직도 굉장히 치열합니다. 이외에도 여성세무사회 회장직을 놓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저는 아마도 평생을 이렇게 살아야 하는가 봅니다.

 

 

 

□ 엄마로서 성적은 어떠하다고 보십니까?
▶ 딸이 2명 있는데 대학교 1학년, 고3입니다. 입시생 학부모인데도 정말 해 주는 것이 없습니다. 저희 남편과 함께 네 식구입니다만, 제일 집에 일찍 들어오는 아이가 고3일 정도입니다. 그 막내가 학원 다녀와서 밥을 먹을 때 쯤이면 제가 들어갑니다. 학원도 자신들이 알아서 하는 정도인데 좋은 엄마라고 할 수 없지요.

 

 

 

□ 차기 회장에게 당부하고 싶으신 말은?
▶ 차기 회장될 김옥연 세무사는 저하고 같이 세무사 시험에 합격한 사람입니다. 오랜 경륜도 있어 잘 하실 것입니다. 저는 말을 참지 않고 하는 편이지만, 그분은 말을 잘 참는 성격이지요. 여성세무사회를 위해서는 목소리를 좀 높여달라고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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