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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9.20. (금)

경제/기업

종합주류도매업계, 규제완화·코로나 딛고 재도약 '신호탄'

새 정부가 들어선 지난해 주류 유통업계는 ‘규제 개선’이 주요 이슈였다.

 

정권교체기마다 주류 유통과 관련한 제각각의 요구가 제기돼 왔는데 지난해에도 어김없이 ‘주류를 더 쉽게 사서 음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업계의 요청이 많았다.

 

통신판매 품목 확대를 비롯해 동네 마트의 주류배송 허용, 음식점 주류배달 범위 확대 등이 대표적인 예다.

 

주류 통신판매는 수제맥주 등 업계에서 요구하는 단골 항목 중 하나다. 전통주에 국한돼 있는 통신판매 품목을 수제맥주 등 다른 주류로 확대해 달라는 게 요지다.

 

현재 전통주에 한해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그 외 주류 품목은 통신판매가 금지된다. 통신판매를 확대할 경우 청소년 주류 구매, 도⋅소매업자 생존권 위협, 알코올 폐해, 전통주 시장 위축, 국내 주류시장 잠식 등 폐해가 크기 때문이다.

 

특히 OECD 각국에서는 주류 판매일수와 판매시간 제한, 지역 주류판매점 개수 제한, 주류광고 금지 등 다양한 접근성 제한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연령제한 및 통신판매 제한 이외의 접근성 제한정책은 사실상 없는 실정이다.

 

동네마트의 주류배송 허용문제는 동네마트 전용 배달 애플리케이션 측이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주류배달 실증특례를 신청하면서 논란이 됐다. 동네마트에서 주류 배달이 되지 않아 상대적으로 술값이 비싼 음식점에서 주문하는 유통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앱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마트에서 술 배송까지 가능하게 해달라는 요구다.

 

이 또한 76만개에 달하는 음식점과 소매점이 심각한 영업 피해에 직면할 수 있고, 전통주 보호에 역행할 뿐만 아니라 청소년 음주를 조장할 수 있다는 등의 배경에서 반대 목소리가 크다.

 

이밖에 음식점 주류배달 범위 확대는 이 문제가 통신판매로 이어질 수 있다는 논란에 휩싸여 있다.

 

공교롭게도 이같은 주류유통 관련 주요 이슈들은 종합주류도매업계의 가장 큰 반발을 불러 왔다.

 

전국 1천100여개 종합주류도매사업자들의 이익대변단체인 한국종합주류도매업중앙회는 ‘좀더 손쉽게 살 수 있는’ 규제 개선에 대응하기 위해 국회와 국세청, 산업부 등을 상대로 강력한 방어 전략을 구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중앙회는 지난해 여야 국회의원들과 수차례 간담회를 갖는 등 종도사의 입장을 적극 개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류유통 관련 소관부처인 국세청과도 간담회를 갖고 주류통신판매에 따른 부작용 등을 설파하는데 주력했다.

 

동네마트 주류 배달과 관련해서는 산업부 규제 샌드박스 회의에 직접 참석해 소매점 주류 배달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주문 결제가 이뤄지므로 사실상 온라인 통신판매와 차이가 없다며 강력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이석홍 한국종합주류도매업중앙회장은 “주류 통신판매 허용은 주류면허권의 근간을 훼손하는 일이다”며 “그동안 중앙회를 중심으로 16개 시도협회가 합심해 주류 규제완화 시도를 잘 막아냈는데, 앞으로도 관련부처와 계속 소통하고 관련 산업단체와 협업해 회원사의 권익 보호를 위해 모든 역량을 다 쏟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종합주류도매업계가 이처럼 규제 개선이라는 명분 아래 외부의 다양한 도전을 받았지만 내부적으로는 실익을 챙겼다.

 

그중에 대표적인 게 생맥주 공통 취급수수료 인상, 빈용기 취급수수료 인상, B2B 연체율 이자 인하, 파레트 취급수수료 인상, 신규 면허 2년 연속 0개 등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지난 2006년 생맥주 공통 취급수수료가 100원으로 인상된 이후 14년 만인 2020년 8월1일부터 제조사별로 차등 인상됐다.

 

빈용기 취급수수료는 생산자 및 도소매업계간 합의로 지난해 2월부터 4년 만에 도⋅소매 각각 1원씩 총 2원(1천㎖이상 5원) 인상됐다. 아울러 소비자물가 상승률 5개연도 분을 적용해 5년 후 자동 인상을 명시화한 점도 성과로 꼽힌다.

 

코로나19가 지속되자 종도사들은 급격한 매출 감소로 심각한 자금압박에 시달렸다. 물품대금을 결제하지 못하는 사례가 급증하자 중앙회는 제조사에 B2B 연체 이자율 인하를 요구해 기존 11.5%에서 7.0%로 4.5%p 인하시켰다.

 

이밖에 지나치게 낮은 파레트 취급수수료를 장당 200원에서 400원으로 100% 인상했으며, 2021~2022년 신규 종합주류도매업면허는 단 한 개도 나오지 않았다.

 

이석홍 중앙회장은 “앞으로도 중앙회 사업을 추진하는데 있어 최우선적으로 회원사 수익성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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